"많이 아쉽다".
삼성 라이온즈 투수 최채흥은 올 시즌 선발진의 마지막 퍼즐 조각으로 기대를 모았다. 6월 상무 전역 후 선발진에 뒤늦게 합류했으나 15경기에서 1승 7패(평균자책점 6.68)에 그쳤다. 선발 투수의 평가 잣대인 퀄리티스타트는 두 차례에 불과했다.
25일 오전 경산 볼파크에서 만난 최채흥은 올 시즌을 되돌아보며 "많이 아쉽다. 기대를 많이 했는데 준비가 부족했던 거 같고 경기력에서 (안 좋은 게) 드러났다. 그나마 시즌이 끝나기 전에 어느 정도 감을 잡아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연패의 늪에 허덕이며 자신감도 크게 떨어졌다. 최채흥은 "연패가 길어지면서 구종 하나하나에 불안한 마음이 들 만큼 자신감이 떨어졌다. 실패하고 나서 생각이 든 게 결과를 떠나 좋게 생각하기로 마음먹었다. 시기가 잘 맞았는지 여러 방향에서 좋아졌다"고 말했다.
시즌 마지막 등판이었던 9월 28일 잠실 LG전에서 6이닝 6피안타 1볼넷 4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전역 후 처음으로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2021년 9월 21일 사직 롯데전 이후 737일 만에 선발승에 성공했다. 최채흥은 "마지막 등판이 상당히 좋았던 거 같고 이 느낌을 잘 살려 올 겨울을 준비해야 할 것 같다. 좋게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020년 9월 13일 데뷔 첫 완봉승에 이어 737일 만의 선발승 모두 잠실 LG전에서 나왔다. 이에 "이상하게 (잠실 LG전에서는) 잘 맞은 타구가 잡히고 운이 따른다. 너무 잘 풀리는 거 같다. 예전에 어디서 본 건데 입대 전 잠실 원정 경기 평균자책점이 1점대 초반으로 에릭 요키시(전 키움)보다 더 좋더라"고 씩 웃었다.
최채흥은 구위 향상을 오프 시즌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그는 "140km 초반이 나와도 힘 있게 들어가야 경기가 된다. 구속 자체가 좀 많이 아쉽기도 하고 해서 부산에 있는 투구 메커니즘 전문 센터를 다닐까 생각 중이다. (원)태인이가 지난해 겨울 큰 돈을 들여 미국에 가서 운동한 걸 보면서 많은 걸 느꼈다. 성공 여부를 떠나 자기 발전을 위해 과감하게 투지하는 자체가 중요한 것 같다"고 했다.
상무 시절 투수 코치였던 박희수 코치와 많은 대화를 나눈다고 밝힌 최채흥은 "제가 만들고 싶어 하는 부분이 있어서 코치님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데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셔서 큰 도움이 된다. 제 생각을 편하게 말씀드릴 수 있어 좋다"고 씩 웃었다.
인터뷰가 끝날 무렵 그는 "올 시즌 인터뷰를 한 번 밖에 못했다. 내년에는 자주 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최대한 승수를 많이 쌓아 팀 승리에 기여하겠다는 의미였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