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롯데에 힘을 보탤까?
우승청부사 김태형 감독이 롯데 자이언츠의 지휘봉을 잡으면서 코치진을 대폭 교체했다. 새로운 리더가 왔으니 새로운 보좌진으로 바뀌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김 감독의 야구 철학을 선수들에게 이식하는 등 새로운 롯데야구의 구축을 위한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이종운 감독대행을 비롯해 박흥식 타격코치(전 수석코치), 전준호 주루코치, 최경철 배터리코치 등 1군 코치진과 장태수 정호진 김동한 라이언 롱 코치까지 총 8명의 코칭스태프가 팀을 떠났다. 허삼영 코디네이터도 함께 옷을 벗었다. 대부분 성민규 전 단장이 영입한 인물들이었다.
성 전 단장이 공들여 영입한 배영수 2군 총괄코치는 남았다. 2년 계약으로 입단했기 때문이다. 배 코치에게 주목하는 이유는 시즌 도중 래리 서튼 감독과의 갈등을 빚었기 때문이다. 배 코치는 지난 6월27일 갑작스럽게 1군 투수 메인코치에서 2군 총괄코치로 이동한 바 있다. 모양새는 영전이었지만 투수교체 전권을 부여한 코치를 한 방에 1군에서 제외시킨 것이다.
팀이 초반 상승세가 꺾이고 하강곡선을 긋던 시점이었다. 1군 포수 3명 체제에서 2명으로 줄이는 과정에서 서튼 감독과의 갈등이 불거졌다는 것이 정설이다. 아마도 팀을 위한 충정이었을 것이다. 갈등 상황이 코치진과 선수들까지 알려지면서 팀 분위기도 뒤숭숭해졌다. 외부에서는 항명 논란으로 비쳐질 만한 사건이었다.
이상 기류를 감지한 OSEN의 항명설 단독 보도가 나왔다. 당시 미국에 있었던 성민규 단장이 급거 귀국하고 박흥식 수석코치까지 해결에 나서면서 복잡해졌다. 사태는 '분위기 쇄신'이라는 석연치 않은 해명과 함께 배 코치의 2군행, 박흥식 수석&타격코치를 타격만 전담시키고 이종운 2군 감독이 1군 수석코치로 이동하는 수순으로 봉합이 됐다.
파문은 롯데의 2023시즌 실패를 예고했다. 서튼 감독의 리더십은 치명타를 입었다. 하락세를 긋던 성적도 반등에 실패했다. 서튼 감독은 성적부진으로 중도에 지휘봉을 놓았다. 작년 스토브리그를 주도하며 170억 원을 쏟아붓고도 허망한 7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성민규 단장도 끝내 경질됐다. 불화설에 관련된 인물들 가운데 유일하게 배 코치만 남았다.
공교롭게도 김태형 신임 감독이 부임하면서 배 코치와 재회했다. 두산 시절 선수로 우승을 함께 일군 인연이 있었다. 은퇴후에는 코치로 보좌했다. 1년 만에 롯데에서 다시 만나 의기투합하게 됐다. 김 감독은 취임식에서 임기(3년)내에 우승하겠다고 약속했다. 모든게 낯선 김 감독에게는 1년 동안 롯데맨으로 지낸 배 코치의 존재가 반가울 수 있다.
자신의 야구철학을 잘 아는데다 롯데 투수들의 장단점을 꿰뚫고 있는 배 코치가 필요하다. 아울러 롯데의 분위기 등 빠르게 선수단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배 코치도 새출발 하는 마음으로 내년 시즌을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김 감독을 도와 강한 롯데를 만드는데 견마지로를 다할 것인지도 주목된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