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2학년 때까지 주말 취미반에서 야구를 한 최승용(22·두산)이 프로 지명 신화에 이어 3년차에 국가대표팀에 승선하는 영예를 안았다.
최승용은 지난 24일 KBO(한국야구위원회)가 발표한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23 대표팀 최종 엔트리 26인에 이름을 올리며 생애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게 됐다.
이번 대회는 24세 이하(1999년 1월 1일 이후 출생) 또는 입단 3년차 이내(2021년 이후 입단) 선수와 함께 와일드카드로 29세 이하(1994년 1월 1일 이후 출생) 3명까지 참가 가능하다.
2001년생인 최승용은 팀 동료이자 선배인 곽빈(24)과 함께 투수 엔트리 12명에 포함됐다. 특히 최승용의 경우 8월 말 발표된 예비 명단 62인에 들지 못했지만 9월과 10월 활약에 힘입어 대표팀에 깜짝 발탁됐다.
엔트리 발표 후 OSEN과 연락이 닿은 최승용은 “예비 엔트리에 들지 못해서 별 기대가 없었는데 뽑혀서 놀랐다”라며 “아마추어 시절 한 번도 국가대표를 못해봤다. 야구하면서 대표팀 유니폼을 한 번도 못 입는 선수도 있는데 어린 나이에 태극마크를 달게 돼 영광이다. 내가 생각한 것보다 국가대표가 빨리 됐다. 자부심과 책임감이 생긴다”라고 감격의 소감을 전했다.
대표팀 승선 후 가장 먼저 연락이 온 사람은 두산 소속으로 함께 국대가 된 곽빈이었다. 최승용은 “함께 뽑힌 (곽)빈이 형이 대표팀에 뽑혀서 축하한다고 가장 먼저 문자를 보내줬다”라고 말했다.
최승용은 지금으로부터 2년 전 두산이 발굴한 좌완 유망주다. 소래고를 나와 2021 두산 2차 2라운드 20순위로 뽑힌 그는 첫해 15경기 2홀드 평균자책점 3.93에 이어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승선해 7경기라는 귀중한 경험을 쌓았다. 한국시리즈라는 큰 무대에서 3경기 1⅔이닝 무실점의 강심장을 선보이며 향후 두산을 이끌 좌완투수로 주목받았다.
놀라운 건 최승용이 중학교 2학년 때까지 주말 취미반으로 야구를 하다가 3학년 때 본격적으로 엘리트 야구를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고교 시절 유연한 투구폼과 함께 직구, 슬라이더, 커브, 스플리터 등 다양한 구종을 구사했고, 제74회 황금사자기에서 소래고가 우승후보 야탑고를 꺾고 16강에 진출하는 데 기여했다.
최승용은 작년 2월 울산 스프링캠프에서도 한 차례 이슈가 된 바 있다. 당시 ‘국보’ 선동열 전 감독이 베어스의 일일 투수 인스트럭터로 변신해 두산 투수들을 유심히 살펴봤고, 최승용의 투구에 “네게는 진짜로 해줄 말이 없다”는 최고의 찬사를 보냈다.
최승용은 올해 ‘국민타자’ 이승엽 감독의 눈에도 들며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했고, 34경기 3승 6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97의 인상적인 기록을 남겼다. 전반기 성장통을 겪으며 선발과 불펜을 오가야했지만 후반기 들어 안정을 되찾으며 15경기 1승 1세이브 평균자책점 1.90으로 두산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힘을 보탰다. 아울러 NC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도 1이닝 1탈삼진 무실점 10구로 호투하며 큰 경기에 강한 면모까지 뽐냈다.
최승용은 “전반기에는 그렇게 썩 좋지 않았는데 후반기에 페이스가 괜찮아지고 성적도 잘 나와서 좋게 봐주신 것 같다”라고 대표팀에 뽑힌 이유를 추측하며 “APBC라는 큰 무대를 경험하면 두산에 돌아와서 내년 시즌 준비할 때 자신감이 생기지 않을까 싶다. 자신감을 꼭 얻어오고 싶다”라고 기대를 드러냈다.
국가대표 승선과 더불어 2023시즌을 마친 소감도 들을 수 있었다. 최승용은 “시즌 초반 이승엽 감독님과 팀이 기대를 해주셨는데 잘 못해서 나 자신에게 실망하고 속상했다. 그런데 후반기 들어서 좋은 모습을 보였고, 내년이 기대가 된다”라며 “포스트시즌은 2년 전에는 멋모르고 해서 긴장이 안 됐는데 올해는 긴장이 되더라. 그래도 결과가 잘 나와 다행이다”라고 밝혔다.
APBC 대표팀은 내달 5일 대구에 모여 6일부터 13일까지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훈련 및 연습경기를 진행한 뒤 14일 결전의 땅인 일본 도쿄로 출국한다. 최승용은 29일부터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열리는 두산 마무리캠프에서 몸을 만들다가 대구로 향할 계획이다.
2023 APBC는 11월 16일부터 19일까지 일본 도쿄돔에서 개최되며, 한국은 16일 호주, 17일 일본, 18일 대만을 차례로 상대한다. 3위 결정전과 결승전은 19일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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