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를 준비하고 있는 염경엽 LG 감독은 희생번트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뜻을 보였다. 단기전 빅이닝이 나올 확률이 낮다고 보고, 찬스에서 한 점 한 점 뽑겠다는 전략이다.
염경엽 감독은 "무사 1,2루가 되면 무조건 번트 댈 거다. 김현수, 오스틴도 댄다. 단기전에서 홈런 아니면 빅이닝이 힘들다"라고 말했다.
아웃카운트와 주자의 한 베이스 진루를 바꾸는 희생번트를 두고 강공과 비교해 어느 것이더 효율적인지 의견이 분분하다. 염 감독은 단기전에서 선취점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상대를 압박하는 심리 등은 언급해 왔다.
NC와 SSG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 경기 내용을 들은 염 감독은 “무사 1,2루에서 한유섬이라도 번트를 대야 한다”고 한마디 했다.
정규 시즌에서 4번타자 오스틴은 희생번트가 하나도 없었다. 김현수는 딱 1번 기록했다. 벤치 작전이 아닌 선수가 자발적으로 시도했다. 무사 1,2루에서 김현수가 타석에 들어서면 번트를 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LG는 지난 23일 이천 LG챔피언스파크에서 청백전을 실시했다. 정규 시즌을 마치고 일주일 만에 실전을 치렀다. 중심 타선의 타자들이 경기 도중 기습 번트를 시도하기도 했다.
오지환은 3회 2사 후 기습 번트를 시도해 3루쪽 내야 안타로 출루했다. 김현수도 5회 1사 후 기습 번트를 시도했다. 투수 이상영이 잡으려다 한 차례 더듬는 바람에 실책으로 출루했다. 오스틴도 주자가 1루에 있는 상황에서 기습 번트 자세를 한 번 취했다가 배트를 거둬 들이기도 했다.
무사 1루에서 번트에 약한 문성주가 희생 번트를 시도했는데, 타구가 투수 정면으로 향하자 염 감독은 쓴소리를 내뱉었다. LG 타자들이 한국시리즈에서 나오지 않아야 될 장면이다.
LG는 정규시즌에서 94개의 희생번트를 기록했다. 10개 구단 중에서 가장 많다. 두 번째로 많은 팀이 SSG와 삼성으로 77개였다. 가장 적은 키움(51개) 보다는 40개 넘게 많았다.
LG는 ‘뛰는 야구’로 도루도 가장 많이 시도했지만(도루 166개, 도루 실패 101개), 아웃카운트 하나를 버리면서 득점권에 주자를 보내는 희생번트도 가장 많이 시도했다.
LG는 켈리, 최원태, 임찬규, 김윤식, 이정용의 선발진을 받치는 불펜진의 물량 공세가 가능하다. 경기 중반까지 1~2점 리드를 잡으면 불펜의 지키는 야구가 가능하기에 선취점과 번트에 중점을 두고 있다.
올해 새롭게 활약한 함덕주, 백승현, 유영찬, 박명근에다 김진성, 정우영, 고우석까지 전원 필승조다. LG 불펜은 10개 구단 중 평균자책점 1위(3.43)를 기록했고, 92홀드 37세이브를 합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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