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가 레인저스가 12년 만에 월드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텍사스는 2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미닛메이드파크에서 벌어진 2023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7전4선승제) 최종 7차전에서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11-4로 꺾었다. 시리즈 전적 4승3패로 월드시리즈 티켓을 거머쥐었다.
2⅔이닝 2실점으로 막던 선발투수 맥스 슈어저를 44구 만에 교체하며 5차전 선발 조던 몽고메리를 불펜으로 깜짝 투입하는 초강수가 통했다. 몽고메리가 2⅓이닝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된 가운데 타선이 홈런 4방 포함 장단 14안타를 폭발했다.
4차전부터 포스트시즌 역대 최다 타이 4경기 연속 홈런을 터뜨린 텍사스 외야수 아돌리스 가르시아는 멀티 홈런 포함 5타수 4안타 5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르며 휴스턴을 폭격했다. ALCS MVP까지 차지했다.
반면 ‘디펜딩 챔피언’ 휴스턴은 1~2차전에 이어 6~7차전까지 홈 4경기 모두 패하며 월드시리즈 2연패가 좌절됐다. 역대 7전4선승제 시리즈에서 홈팀이 전부 패한 것은 2019년 월드시리즈 이후 역대 두 번째. 당시에도 휴스턴이 워싱턴 내셔널스 상대로 원정 3경기를 이기고 홈 4경기를 다 내줘 우승을 놓친 바 있다.
시작부터 터진 텍사스 타선, 휴스턴 선발 ⅓이닝 강판시켰다
1회초 시작부터 텍사스 타선이 터졌다. 1번 마커스 시미언이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지만 2번 코리 시거가 휴스턴 선발투수 크리스티안 하비에르의 2구째 한가운데 높게 들어온 포심 패스트볼을 받아쳐 우중간 담장을 넘겼다. 시거의 이번 포스트시즌 3호 홈런.
이어 에반 카터가 볼넷으로 걸어나간 뒤 2루 도루에 성공했고, 가르시아가 좌전 적시타를 터뜨려 추가점을 냈다. 가르시아도 2루를 훔치며 하비에르를 계속 흔들었다. 계속된 1사 2루에서 미치 가버가 중전 적시타를 때리려 스코어를 3-0으로 벌렸다. 조나 하임의 좌전 안타로 1사 1,3루 찬스가 이어지자 휴스턴은 선발 하비에르를 23구 만에 내렸다.
하비에르는 이날 등판 전까지 포스트시즌 통산 16경기(4선발·43⅓이닝)에서 6승1패3홀드 평균자책점 2.08로 강한 빅게임 피처였다. 최근 4번의 선발등판 모두 승리하며 평균자책점 0.82로 압도적인 투구를 했다. 이번 ALCS 3차전에도 5⅔이닝 3피안타(1피홈런) 1볼넷 3탈삼진 2실점으로 텍사스 타선을 눌렀지만 이날은 ⅓이닝 4피안타(1피홈런) 1볼넷 3실점으로 조기 강판되며 패전을 안았다.
슈어저 조기 강판, 몽고메리 불펜 투입 초강수 통했다
휴스턴도 곧 이어진 1회말 텍사스 선발 슈어저에게 1점을 냈다. 1번 호세 알투베가 좌측 2루타를 치고 나간 뒤 호세 아브레유가 좌전 적시타로 1점을 추격했다. 텍사스가 3회초 가르시아의 우월 솔로 홈런으로 달아나자 휴스턴도 3회말 알렉스 브레그먼이 슈어저에게 좌중월 솔로 홈런을 터뜨리며서 맞불을 놨다.
슈어저는 홈런을 맞은 뒤 요르단 알바레즈에게도 좌측 펜스를 직격하는 큼지막한 3루타를 허용했다. 아브레유를 3루 땅볼로 잡았지만 계속된 2사 3루에서 마운드를 내려갔다. 4-2 리드 상황에서 투구수가 44개밖에 되지 않았으나 브루스 보치 텍사스 감독은 칼같은 투수 교체를 단행했다. 슈어저는 2⅔이닝 3피안타(1피홈런) 2볼넷 1사구 2탈삼진 2실점.
그 다음에 올라온 투수가 놀라웠다. 3일 전 ALCS 5차전 선발로 나서 5⅓이닝 5피안타(1피홈런) 2볼넷 3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한 몽고메리였다. 당시 82개의 공을 던진 몽고메리는 이틀만 쉬고 이날 불펜으로 깜짝 출격했다. 2사 3루에서 마이클 브랜틀리를 유격수 직선타로 잡고 3회 실점 위기를 정리한 몽고메리는 5회까지 2⅓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1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보치 감독의 깜짝 투수 교체가 적중했다.
텍사스 4회 4득점 빅이닝, 휴스턴 믿음의 야구는 실패
몽고메리 투입 후 바로 다음 공격이었던 4회 텍사스가 4득점 빅이닝으로 승기를 잡았다. 휴스턴 구원 J.P. 프랭스 상대로 조쉬 영의 안타, 시미언의 볼넷, 시거의 안타로 1사 만루 찬스를 만들었다. 투수 교체 타이밍으로 보였지만 더스티 베이커 휴스턴 감독은 움직이지 않았다. 프랭스로 밀고 나갔지만 패착이었다.
1사 만루에서 텍사스 신인 카터가 우측 라인선상에 떨어지는 2타점 2루타를 폭발했다. 이어 가르시아도 프랭스에게 2타점 좌전 적시타를 터뜨려 8-2로 스코어가 벌어졌다. 프랭스는 카터에게 초구 볼 이후 2구째, 가르시아에게 1~2구 연속 볼 이후 3구째 존으로 공을 집어넣다 결정타를 맞았다. 카운트 싸움에서 밀릴 정도로 제대로 된 투구를 하지 못했다.
하임의 좌전 안타로 2사 1,3루 위기 상황이 이어지자 베이커 감독은 그제서야 프랭스를 교체했다. 정규시즌 때 선발투수로 11승을 올린 프랭스이지만 이날은 ⅔이닝 5피안타 1볼넷 1탈삼진 4실점으로 무너지며 베이커 감독의 믿음에 보답하지 못했다.
가르시아 또 홈런, ALCS 5홈런 대폭발 'MVP 등극'
텍사스는 6회 나다니엘 로우의 투런 홈런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8회에는 가르시아가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로 멀티 홈런을 기록했다. 가르시아는 홈런 2개 포함 5타수 4안타 5타점으로 이날 경기를 지배했다.
ALCS MVP도 가르시아의 차지였다. 가르시아는 ALCS 7경기에서 타율 3할5푼7리(28타수 10안타) 5홈런 15타점 OPS 1.293으로 대폭발했다. 앞서 와일드카드 시리즈, 디비전시리즈 포함 이번 포스트시즌 12경기 전체 성적도 타율 3할2푼7리(52타수 17안타) 7홈런 20타점 OPS 1.102로 가을야구 신고식을 화끈하게 치르고 있다.
이로써 텍사스는 2011년 이후 12년 만에 월드시리즈에 올라 창단 첫 우승을 노린다. 2010·2012·2014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3번이나 월드시리즈 정상에 올려놓은 ‘명장’ 보치 감독이 부임 첫 해부터 텍사스의 오랜 한을 풀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