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가 에이스 에릭 페디를 쓰지 않고 준플레이오프를 끝낼지도 모르겠다.
NC는 25일 오후 6시30분 창원NC파크에서 열리는 SSG 랜더스와의 2023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3차전 선발투수로 좌완 태너 털리를 예고했다. 당초 에이스 에릭 페디가 등판할 차례였지만 부상 여파로 등판이 미뤄졌다.
페디는 지난 16일 광주 KIA전에서 6회 고종욱의 강습 타구에 오른쪽 팔뚝을 맞고 교체됐다. 다행히 단순 타박상으로 큰 부상을 피했지만 회복 과정이 필요했고, 22~23일 인천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1~2차전은 등판하지 않았다.
3차전은 등판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 페디이지만 2차전 경기 전 훈련을 마친 뒤 이상 증세를 나타냈다. 경기 전 페디의 3차전 선발등판을 예고한 강인권 NC 감독은 경기 후 “페디가 훈련 후 조금 불편함과 불안함을 얘기해 병원에 갔다. 단순 충돌 증후군 진단을 받았는데 3차전은 힘들 것 같다. 4~5차전을 생각해보겠다”며 “내일과 모레 상태를 보고 판단하겠다. 본인 의사도 중요하다. 오늘 승리와는 무관한 결정이다”고 밝혔다.
1~2차전 원정에서 SSG를 연파하며 플레이오프 진출에 1승만을 남겨둔 NC로선 페디를 쓰지 않고 3차전에서 끝내는 게 베스트 시나리오. 지난 8월 중순 대체 선수로 NC에 합류한 태너는 11경기(64⅔이닝) 5승2패 평균자책점 2.92 탈삼진 47개로 준수한 성적을 냈다. 퀄리티 스타트만 8경기로 안정된 투구를 펼치며 NC의 가을야구 진출에 힘을 보탰다.
포스트시즌 첫 등판은 좋지 않았다. 지난 19일 창원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 선발로 나섰으나 4이닝 7피안타(1피홈런) 3볼넷 무삼진 5실점으로 고전했다. 구위형 투수가 아니다 보니 큰 경기에서 강력한 느낌은 떨어진다.
하지만 SSG를 상대로는 1승이 있다. 지난 7일 창원 SSG전 선발로 나서 5⅓이닝 8피안타 2볼넷 5탈삼진 2실점으로 막고 승리한 바 있다. 당시 SSG는 태너 상대로 김성현과 김찬형이 2안타씩 쳤고, 오태곤과 하재훈이 3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벼랑 끝에 몰린 SSG는 4년차 좌완 오원석에게 반격의 희망을 건다. 오원석은 올 시즌 28경기에서 144⅔이닝을 던지며 8승10패 평균자책점 5.23 탈삼진 88개를 기록했다. 2년 연속 규정이닝을 넘기며 개인 최다승을 거뒀지만 평균자책점 최하위(17위)로 투구 내용은 좋지 않았다.
NC를 상대로는 4경기(21⅔이닝)에서 2승2패 평균자책점 4.98을 기록했다. 가장 최근 등판이었던 지난 5일 문학 NC전에선 6이닝 5피안타 2볼넷 1탈삼진 3실점 퀄리티 스타트로 승리했다. 오원석 상대로 NC는 김주원(.571·4/7), 박민우(.429·3/7), 박세혁(.667·2/3)이 잘 쳤다. 손아섭과 권희동이 나란히 8타수 무안타, 박건우가 9타수 1안타로 막혔다.
오원석은 큰 경기 경험도 있다. 지난해 11월4일 고척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한국시리즈 3차전 선발로 등판, 5⅔이닝 5피안타 2볼넷 7탈삼진 1실점 호투를 펼쳤다. 0-1로 뒤진 상황에서 내려가 승리투수는 되지 못했지만 SSG의 8-2 승리 발판을 마련했다. 시리즈 전적 2승1패 역전을 이끌며 SSG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힘을 보탰다.
1~2차전에서 원투펀치 로에니스 엘리아스와 김광현을 내고도 충격의 2연패를 당한 SSG는 또 다른 외국인 투수 커크 맥카티가 시즌 막판 내복사근 부상을 당해 선발등판이 어렵다. 이번 준플레이오프에선 불펜 대기를 하고 있지만 긴 이닝 소화가 어렵다. 3차전에서 어떻게든 오원석이 최대한 길게 끌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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