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강인권 감독이 고민 끝에 내린 결단과 뚝심이 통했다. 전날(22일) 결승포의 주역이자 이날 상대 선발의 천적을 빼는 선택은 적중했다. 변화 없이 좋은 흐름을 이어가려고 했던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
NC 다이노스 강인권 감독은 2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리는 준플레이오프 2차전을 앞두고 선발 라인업에 변화를 주지 않았다. 전날(22일) 1차전과 동일했다.
NC는 전날 1차전 선발 출전한 선수들이 SSG 선발 엘리아스에게 철저하게 틀어막혔다. 그러나 8회 대타 김성욱이 결승 투런포를 때려내며 혈을 뚫었고 4-3의 신승을 거뒀다.
김성욱의 선발 출전을 모두가 예상했다. 전날의 주역이자 기세가 있었고 김광현의 천적이기도 했다. 김성욱은 김광현을 상대로 통산 타율 3할8푼5리(26타수 10안타)를 기록하고 있었다. 올 시즌에도 적은 표본이지만 타율 5할(6타수 3안타)로 강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었다.
그러나 강인권 감독은 승리를 이어가고 있는 흐름에 변화를 주지 않았다. 김성욱은 선발 라인업에 포함되지 않았고 벤치에서 대기했다. 고민이 없지는 않았지만 변화보다는 현재를 유지하는 방법을 택했다.
강인권 감독은 경기 전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김성욱 선수 때문에 타선을 고민하기도 했는데 지금 타선의 흐름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아서 변화를 주기 보다는 지금 그대로를 유지하면서 안정감을 찾는 게 좋다고 판단을 했다”라면서 “또 권희동 선수가 올해 김광현 상대로 성적이 좋지 않지만 최근 3년치 성적을 봤을 때는 상대전적이 나쁘지 않았기에 라인업을 유지했다”라고 설명했다. 권희동은 올 시즌 김광현을 상대로 5타수 1안타에 그쳤지만 지난해 김광현 상대로 7타수 3안타로 강했다.
아울러 서호철 김형준 김성욱이 타선에 활약했고 투수진에서는 신민혁이 깜짝투를 펼치며 포스트시즌 순항을 이어가고 있었다. 매 경기 ‘미친 선수’들이 등장하고 있지만 중요한 순간에는 결국 베테랑 핵심 선수들이 풀어주고 해결해줘야 했다.
강 감독은 “이제는 고참들이 해줘야 할 것 같다. 시리즈 경기들을 거듭할수록 고참들이 해줘야 할 역할들이 분명히 있기 때문에 이제는 고참들이 해줄 시간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라면서 베테랑들을 향한 믿음을 드러냈다. 강 감독이 말한 선수들은 곧 상위타선에 포진한 손아섭 박민우 박건우 권희동, 그리고 외국인 타자 마틴까지 포함이 됐다.
이들은 앞선 2경기는 예열의 시간이었다는 것을 과시한 듯 1회부터 경기를 후끈 달아오르게 했다. SSG의 에이스 김광현을 사정없이 두들겼다. 1회 리드오프 손아섭이 유격수 강습 내야안타로 출루했다. 박민우가 삼진을 당했지만 박건우가 3루수 최정을 꿰뚫는 좌전 안타를 때려내며 1사 1,2루 기회를 잡아냈다.
1사 1,2루 기회에서 등장한 4번 타자 마틴이 우선상의 적시 2루타를 때려내며 선취점을 안겼다.
계속된 1사 2,3루에서는 강인권 감독 뚝심의 선택이었던 권희동이 우전 적시타를 뽑아내며 강인권 감독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했다. 2-0. 계속된 1사 1,3루에서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의 주역 서호철이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때려내면서 3-0의 리드를 잡았다. 상위타선의 짜임새로 주도권을 쥐었다.
2회에도 분위기를 이어갔다. 2회에도 2사 후 손아섭부터 시작되는 상위타선에서 추가점을 만들어냈다. 2사 후 손아섭이 침착하게 볼을 골라내 볼넷으로 출루했다. 그리고 박민우도 2스트라이크의 불리한 카운트에서 집중력을 유지하면서 7구 승부 끝에 볼넷으로 출루했다. 2사 1,2루의 기기회가 순식간에 마련됐다. 결국 박건우가 김광현의 체인지업을 기술적인 타격으로 인플레이 타구를 만들며 우전 적시타를 기록했다. 경기 초반 4-0이라는 적지 않은 리드를 안고 경기를 풀어갈 수 있게 됐다.
이후 추가점을 뽑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상위타선은 착실하게 출루를 해나갔지만 결실을 맺지 못했다. 하지만 4회말 한유섬에게 투런포, 6회말 다시 한유섬에게 솔로포를 맞으며 4-3까지 쫓긴 상황이 됐다. SSG의 두 번째 투수 문승원에게 4회부터 철저하게 틀어막혔다. 4회 1사 1,2루, 5회 무사 1,2루 기회를 연거푸 놓쳤고 분위기가 묘하게 흘러갔다.
그러나 아직 NC는 마지막 뒷심을 발휘했다. 8회초 선두타자 김형준이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로 문승원을 무너뜨렸다. 이후 도태훈의 사구와 김주원의 희생번트로 1사 2루 기회를 잡았고 상위타선으로 이어졌다. 이때 손아섭이 1루 강습 적시 2루타를 뽑아냈다. 박민우가 범타로 물러났지만 2사 2루에서 박건우가 중전 적시타까지 뽑아내면서 7-3까지 격차를 벌렸다. 강인권 감독이 “해줘야 한다”라고 말했던 베테랑 상위타선에서 결국 대부분의 득점을 만들었다.
손아섭이 3타수 2안타 1타점 3득점 2볼넷 등 5출루로 리드오프 역할을 톡톡히 했다. 박민우는 안타가 없었지만 볼넷 2개를 얻어냈다. 박건우는 3안타 2타점, 마틴도 4타수 1안타 1타점 1볼넷을 기록했다. 권희동도 3타수 1안타 1타점 1볼넷으로 제 몫을 다했다. 믿었던 고참들이 역할을 다해주면서 7-3으로 승리, 적지에서 2승을 기록하며 플레이오프 진출에 단 1승만을 남겨두게 됐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