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랜더스가 준플레이오프 시리즈에 돌입한다. 이번 가을 무대에서는 더이상 ‘마무리 김광현’을 보지 않을 듯하다.
SSG는 22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NC 다이노스와 2023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치른다. 정규시즌 4위 NC는 와일드카드결정전에서 두산 베어스를 꺾고 올라왔다.
SSG는 정규시즌 후반에 치열한 순위 싸움을 했다. LG 트윈스와 2강으로 꼽힌 적도 있지만, 2위에서 3위, 4위에 6위까지 밀려나기도 했다. 가을야구를 할 수 있을지 걱정할 시기도 있었다. ‘해결사’ 최정이 막판에 좌측 햄스트링 부상으로 시즌을 완주하지 못했고, ‘외인 1선발’ 노릇을 해주던 커크 맥카티도 내복사근 부상으로 정규시즌 중 아웃됐다.
하지만 지난해 통합 우승팀 답게 저력을 보여줬다. 남아있는 선수들이 힘을 냈다. 타선에서는 한유섬이 폭발했고, 마운드에서는 외국인 선발 로에니스 엘리아스와 베테랑 필승조 노경은, 마무리 투수 서진용이 잘 버텼다.
특히 서진용이 잘 막아줬다. 시즌 내내 접전이 많았기 때문에 리그 전체 불펜 투수 중 6번째로 많은 73이닝을 던졌다. 8번째로 많은 69경기 등판. 힘이 들 수밖에 없다. 때문에 막바지에는 부침을 겪기도 했다. 그래도 중요한 싸움에서는 잘 버텼고, SSG도 순위 싸움에서 결국 정규시즌 3위를 지킬 수 있었다. 서진용은 올해 42세이브 5승 4패, 평균자책점 2.59를 기록했다.
올 시즌 세이브왕이 서진용이다. 2003년 조웅천(SSG 투수 코치), 2019년 하재훈(현 타자 전향, 외야수)구단 역대 3번째 세이브왕이 탄생했다. 게다가 서진용은 구단 역대 최초 40세이브를 달성했다.
KBO리그에서는 역대 9번째 40세이브다. 6번째 40세이브 마무리 투수다. 서진용의 세이브왕 소식에 2017시즌, 2018시즌 SSG 전신인 SK를 이끌고, 2018년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이끌었던 외국인 트레이 힐만 감독도 미국 텍사스에서 축하 영상을 보냈다.
힐만 전 감독은 “미국 텍사스에서 메시지를 보낸다”며 “너가 마무리로 등판하기 시작할 때가 기억난다. 랜더스의 단일 시즌 최다 세이브, 올 시즌 리그 최다 세이브 축하한다. 앞으로 커리어가 아주 길고 성공적이길 바란다”고 전했다.
모두의 축하 속에는 앞으로 기대치도 있다. 당장 이번 가을무대에서도 서진용이 지켜줘야 한다. 또 더는 마무리 걱정도 지워야 한다.
2018년, 2022년 가장 큰 걱정은 뒷문이었다. 접전이 벌어진 한국시리즈. 승리를 지켜줄 확실한 카드가 필요했다. 하지만 계속 고민이 됐고, 결국 2018년 11월 12일, 두산 베어스와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연장 13회 마운드에 오른 투수는 김광현이었다.
당시 김광현은 백민기, 양의지, 박건우 상대로 최고 시속 154km에 이르는 강속구와 슬라이더로 1점 차 승리를 지키고 한국시리즈 우승 순간 마운드에서 두 팔 벌려 환호했다.
KBO 최초 정규시즌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으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지난해도 마지막 순간에는 김광현이 마운드에 있었다. 지난해 11월 8일 키움과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김광현은 팀이 4-3으로 앞선 9회초 1사 이후 주자 없는 상황에서 김태진을 유격수 땅볼, 이지영을 1루수 직선타로 처리하면서 한국시리즈 우승 순간을 만끽했다.
올해는 SSG에 세이브왕이 있다. 서진용은 지난 16일 잠실 두산 원정에서 9회말 등판해 김인태에게 솔로 홈런 한 방을 얻어맞기도 했지만 포심 최고 149km까지 찍으면서 팀 3-2 승리를 지켰다.
145~146km 나오다가 이날 148km를 여러개 던지고 최고 149km까지 기록했다. 그는 “감을 잡았다”고 했다. 그 감이 가을무대에서도 빛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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