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과 함께 내셔널리그(NL) 골드글러브 2루수 부문 최종 후보에 오른 브라이슨 스탓(26·필라델피아 필리스)이 수상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필라델피아 지역 언론의 주장이다.
미국 ‘NBC스포츠 필라델피아’는 지난 20일(이하 한국시간) ‘필라델피아는 4명의 선수가 골드글러브 최종 후보에 올랐다’며 ‘NL 2루수 부문에선 스탓이 수상할 가능성이 높다. 다른 최종 후보로 니코 호너(시카고 컵스), 김하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스탓은 스탯캐스트 지표인 OAA(Outs Above Average) 부문에서 +16으로 2루수 중 1위다. 모든 포지션 통틀어 공동 5위에 올랐다’고 스탓 수상을 주장하는 근거를 댔다. OAA는 스탓에 이어 호너(+15), 김하성(+10) 순이다.
하지만 골드글러브는 OAA로 주지 않는다. 30개 구단 메이저리그 감독과 팀당 최대 6명의 코치들이 소속팀 선수들을 제외한 투표가 75% 비중을 차지한다. 나머지 25%는 미국야구연구협회(SABR)의 수비 지수(SDI)로 반영되는데 8월14일 마지막 업데이트 기준으로는 김하성(8.3)이 스탓(6.4), 호너(5.7)를 제치고 NL 2루수 중 1위였다. 투표에 반영되는 실질적인 지표에서 앞서있다.
객관적인 기록보다 주관적인 평가 비중이 훨씬 높다. 지난달 7일 ‘베이스볼 아메리카(BA)’가 현직 감독, 스카우트, 고위 임원들 투표를 통해 2023시즌 각 분야별 베스트 툴을 발표했는데 NL 2루 수비 부문에선 김하성이 1위였다. 호너가 2위, 아지 알비스(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3위로 스탓은 순위권에 없었다.
스탓도 골드글러브에 대한 욕심을 감췄다. 이날 NL 챔피언십시리즈 3차전을 앞두고 가진 공식 인터뷰에서 스탓은 골드글러브 최종 후보에 오른 것에 대해 “정말 멋진 일이지만 내가 원하는 트로피는 아니다. 지금은 팀과 함께 더 큰 트로피에 눈길이 간다. 개인 수상도 좋지만 특별히 원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필라델피아는 현재 NLCS에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 2승2패로 맞서며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진출을 바라보고 있다. 지난해 준우승으로 아깝게 끝난 만큼 스탓은 우승에 대한 열망이 더 크다. 그는 “지금은 팀에 집중하고, 우리 경기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9년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14순위로 필라델피아에 지명된 우투좌타 내야수 스탓은 지난해 메이저리그 데뷔했다. 유격수로 한 시즌을 잘 뛰었는데 FA 트레이 터너가 11년 3억 달러 대형 계약으로 합류하면서 포지션을 2루로 옮겼다. 올 시즌 2루 자리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면서 터너와 특급 키스톤 콤비를 구축하고 있다.
같은 미들 인필더이지만 엄연히 다른 포지션이고 적응이 필요했다. 포지션 전환 과정에서 스탓은 바비 디커슨 내야코치에게 원핸드 플레이, 베이스 커버 등 2루수로서 필요한 수비 기술을 지도받은 것에 대해 고마움을 나타냈다. 현역 시절 내야수 출신인 디커슨 코치는 김하성과도 남다른 인연이 있다. 지난 2021년 샌디에이고 코치로 김하성 수비를 지도한 바 있다.
지난달 9일 ‘디애슬레틱’과 인터뷰를 통해 김하성은 디커슨 코치에 대해 “내가 빅리그 수준의 수비력을 갖추고, 선수로서 많이 성장할 수 있게 도와줬다. 특별한 관계라고 생각한다”며 고마워했다. “김하성은 항상 눈을 반짝였고, 내 말에 귀를 기울였다”고 떠올린 디커슨 코치는 지난해부터 필라델피아로 팀을 옮겼고, 스탓을 2년 만에 골드글러브급 수비수로 키워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