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LG 감독은 일찌감치 한국시리즈 1차전 선발을 낙점했다. 외국인 투수 케이시 켈리다.
LG는 19일 이천 LG챔피언스파크에서 한국시리즈를 대비한 합숙 훈련에 들어갔다. 이틀 훈련, 하루 휴식의 일정이다.
염경엽 감독은 1~3차전 선발을 공개했다. 1차전 켈리, 2차전 최원태, 3차전 임찬규다. 켈리는 2019년부터 LG 유니폼을 입고서 6년 동안 에이스 노릇을 해 왔다. 6년간 68승 38패 평균자책점 3.08을 기록했다.
켈리는 19일 첫 훈련을 마친 후 한국시리즈 준비 과정을 말했다. 켈리는 “바로 포스트시즌에 들어가지 않고 조금 숨을 돌릴 시간이 있어서 굉장히 기분이 좋다. 이맘 때 바로 포스트시즌 경기에 돌입해서 경기를 했던 기억이 나는데, 지금은 한국시리즈까지 휴식을 갖고 있어 모든 선수들에게 좋은 쪽으로 작용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차전 등판에 대해 묻자 켈리는 “최대한 정규시즌 때 했던 스케줄 대로 훈련을 하면서 준비하고 있다. 시즌을 마치고 조금 쉬고서 체력과 근력을 단계별로 쌓아가고 있다. 몸 상태에 맞게 차근차근 단계와 강도를 올릴 계획이다””고 말했다.
켈리는 한국시리즈 우승을 목표라고 매 시즌 밝혀왔다. 2021시즌 9월 중순 둘째 아들(아들)의 출산에 맞춰 출산 휴가로 미국으로 일시 귀국할 수도 있었으나, 켈리는 이를 포기했다. 치열한 순위 경쟁을 하고 있는 팀을 위해서 잠시 가족 보다는 팀을 우선 순위로 뒀다. 2021년과 2022년에는 뜻을 이루지 못했지만, 드디어 올해 한국시리즈 무대에서 던질 수 있게 됐다.
켈리는 “한국에 온 이후로 계속해서 한국시리즈에서 꼭 던지고 싶다고 얘기를 했는데, 한국시리즈에서 던질 생각을 하니까 개인적으로 좋은 경험이 될 것이고, 좋은 기회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시리즈에서 잘 던지는 것이 주요 목표라고 볼 수 있다. 팀 동료들이 시즌 첫 경기부터 마지막 경기까지 좋은 야구를 했고, 수준 높은 플레이를 보여줬기에 한국시리즈에 1차전 경기에 들어가면, 그 순간은 우리 선수 모두에게 특별하게 다가올 것 같다. 그날 만큼은 굉장히 특별한 날이 될 것 같다. 첫 구를 던지기 전까지는 엄청나게 긴장을 할 것 같은데, 첫 구를 던지고 나면 똑같은 경기라고 생각하고 경기에 임할 것이다””고 말했다.
켈리는 지난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사실 작년을 돌이켜보면 선수단 구성으로 봤을 때 한국시리즈에 가장 근접했던 팀이었다는 생각된다. 팀적으로 봤을 때. 하지만 작년에 안타깝게도 한국시리즈에 진출하지 못했고 우승을 못했기 때문에 그 이후에 선수들이 조금 심적으로 좀 고통이 있었고 배도 조금 아팠을 수도 있고, 속이 좀 쓰렸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켈리는 "속이 쓰린 그런 아쉬움들을 오픈 시즌 때 곱씹으면서 우리 선수들이 캠프 때부터 준비를 잘했고, 작년의 아쉬움을 교훈 삼아서 올해 더 야구를 잘했던 게 지금 우리가 이 위치에 있는 것 같다. 한국시리즈에 직행할 수 있었다. 확실하게 믿을 수 있는 것은 우리 선수단 구성이 정말 좋다. 선수들 개개인의 역량을 믿기 때문에, 우리가 이제 당연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한국시리즈 우승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렇다고 자만, 방심은 없다. 켈리는 “하지만 그 과정은 녹록치 않을 것이다. 누구랑 붙더라도 다른 팀 전력들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쉽지는 않겠지만, 우리가 좋은 선수단 구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원하는 목표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LG가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면 시리즈 MVP에게는 수 년 째 묵혀온 롤렉스 시계가 부상으로 주어진다. 켈리는 롤렉스 시계를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알고 있다. 내가 시계를 받을 수 있으면 무척 좋을 것이다. 롤렉스 시계는 그 시계가 얼마나 멋있고 명품인지 누구나 다 알지 않느냐.
그런데 내가 아닌 우리 팀 누군가가 롤렉스 시계를 받는다고 하는 것은 우리 팀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했다는 뜻이기에, 무엇보다 우승이 가장 중요하다. 누가 받아도 상관없고, 그냥 누군가 받으면 한국시리즈 우승을 했구나라고 생각할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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