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서 큰 경기 경험이 중요한가 보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접수한 김주원(21·NC)이 국제무대서 체득한 담대함을 앞세워 데뷔 첫 포스트시즌 경기를 성공적으로 치렀다.
김주원은 지난 19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두산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 6번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2타점 2득점 1볼넷 활약하며 팀의 준플레이오프 진출에 기여했다. 제2의 김하성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호수비 또한 여러 차례 선보였다.
2회 첫 타석에서 삼진으로 가을 분위기를 익힌 김주원은 0-3으로 뒤진 4회 2사 1, 2루서 두산 곽빈 상대 침착하게 볼넷을 골라낸 뒤 서호철의 역전 만루홈런 때 홈을 밟았다. 이후 5-5로 맞선 5회 1사 2루에서 우익수 뜬공으로 2루주자 제이슨 마틴의 3루 진루를 도왔다. 마틴은 후속 서호철 타석 때 폭투를 틈 타 결승 득점을 올렸다.
첫 안타는 네 번째 타석에서 나왔다. 6-5로 리드한 7회 1사 1, 2루서 바뀐 투수 정철원 상대로 우전안타를 치며 만루를 채웠다. 이는 서호철의 달아나는 2타점 2루타를 뒷받침한 귀중한 한방이었다.
김주원은 멈추지 않았다. 9-6으로 앞선 8회 2사 1, 2루 찬스였다. 더블스틸로 상황이 2, 3루로 바뀐 가운데 홍건희 상대로 2타점 적시타를 치며 격차를 벌렸다. 이후 김형준의 쐐기 3점홈런 때 득점까지 성공했다.
경기 후 만난 김주원은 “정규시즌과는 아예 느낌이 달랐다. 훨씬 재미있고 좋았다. 처음에 국민의례 할 때 조금 떨렸는데 경기 시작하니까 괜찮아졌다”라고 첫 포스트시즌을 치른 소감을 전했다.
김주원은 유신고를 나와 2021년 신인드래프트서 NC 2차 1라운드 6순위 지명을 받은 특급 유망주. 빠른 성장세와 함께 최근 2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 및 도루를 해냈고, 기세를 이어 가을야구라는 큰 무대에서도 자신의 진가를 마음껏 뽐냈다.
김주원은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주역이었다. 좌우 타석을 오가며 6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8푼6리 2홈런 4타점 4득점으로 활약했다. 조별리그 태국전과 슈퍼라운드 중국전에서 홈런을 신고했고, 대만과의 결승전에서 희생플라이를 치며 금메달을 확정짓는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김재호(두산), 강정호(은퇴), 오지환(LG), 김하성(샌디에이고)의 뒤를 잇는 대표팀 차세대 주전 유격수가 탄생한 순간이었다.
김주원은 “큰 경기를 하고 와서 가을야구에 임하니까 아무래도 여유가 생기고 덜 떨린다. 마음 편하게 플레이할 수 있었다”라고 아시안게임 효과를 설명했다.
1경기 만에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통과한 NC는 오는 22일부터 정규시즌 3위 SSG 랜더스와 준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에 돌입한다.
김주원은 “매 경기 이기려고 하는 게 당연하다. 준플레이오프에서도 똑같이 매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업셋 시리즈를 꿈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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