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겼지만 뒷맛이 개운치 않았다. 소방수가 기대 이하의 투구로 아쉬움을 남겼기 때문이다.
NC는 19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두산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14-9로 이겼다. 타자 가운데 만루 홈런 포함 3안타 6타점을 올린 서호철과 멀티 홈런을 작렬한 김형준의 활약이 돋보였다. 선발 태너 털리가 4이닝 7피안타(1피홈런) 3볼넷 5실점으로 삐걱거렸지만 이재학, 김영규, 류진욱, 임정호 등 계투진이 상대 타선의 추격을 봉쇄했다.
여기까지 좋았다. 157세이브 이용찬이 3점을 내주며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다. 8-6으로 앞선 8회 2사 1,3루 위기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 이용찬은 첫 타자 양의지를 중견수 뜬공 처리하며 이닝을 마무리지었다.
NC는 8회말 공격 때 1사 1,3루서 제이슨 마틴의 2루 땅볼로 1점을 추가한 데 이어 김주원의 2타점 적시타, 김형준의 좌월 3점 아치를 묶어 4회 5득점에 이어 두 번째 빅이닝을 완성했다.
이용찬은 14-6 큰 점수 차에서도 마운드를 지켰다. 첫 타자 양석환을 2루 뜬공으로 유도한 그는 강승호의 볼넷, 김인태의 우중간 안타로 1사 1,3루 위기에 몰렸다. 허경민을 유격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한숨을 돌리는 듯했다.
하지만 2사 후 대타 박지훈에게 내야 안타를 내줬다. 3루 주자 강승호는 여유 있게 홈인. 곧이어 정수빈이 우익수 키를 넘기는 3루타를 날려 주자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다. 김재호를 1루수 파울 플라이로 돌려세우며 경기를 끝냈다.
경기 후 공식 인터뷰에 나선 강인권 감독은 "조금 걱정되는 부분이 있긴 했는데 선수들이 제 역할을 잘해준 덕분에 이길 수 있었다"면서 "일단 고생한 선수들에게 고맙다는 말부터 전하고 싶다. 다음 경기 준비 잘하겠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그는 이용찬의 역할 조정에 대한 물음에 "사실 고민이 되는 부분이다. 한 시즌 마무리 투수로 뛴 이용찬을 교체한다는 건 아닌 거 같다"면서 "경기 상황에 따라 앞쪽에 갈지 지금처럼 똑같이 할지는 경기를 보면서 좀 더 고민해야 할 거 같다"고 말했다.
"이용찬에게 신뢰를 주는 게 중요하다"는 게 강인권 감독의 생각. 그는 "구위 자체는 시즌 막판보다 좋아진 거 같은데 다만 구종이 너무 단조롭게 가다 보니까 상대 타자들에게 간파당한 부분이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또 "시즌 초반에 활용했던 슬라이더 또는 커브의 비중을 높이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훈련 과정에서 (이용찬과) 조금 더 이야기를 나눠보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NC는 오는 22일 SSG와 플레이오프 티켓을 놓고 격돌한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