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메이저리그 골드글러브 최종 후보에 오른 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한국인 첫 수상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더 나아가 메이저리그 최초로 ‘골드글러브 2관왕’까지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MLB.com’은 지난 19일(이하 한국시간) 2023시즌 메이저리그 골드글러브 최종 후보를 발표했다. 각 리그 포지션별 최고 수비수에게 주어지는 상으로 최종 후보가 3명씩 선정됐다. 김하성은 내셔널리그(NL) 2루수, 유틸리티 2개 부문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메이저리그 골드글러브는 현장 지도자 투표가 75% 비중을 차지한다. 30명의 메이저리그 감독과 팀당 최대 6명의 코치들이 소속팀 선수를 제외한 리그 내 선수 중에서 투표를 한다. 나머지 25%는 미국야구연구협회(SABR)의 수비 지수로 반영된다.
현장 평가의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데 김하성이 가장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달 7일 ‘베이스볼 아메리카(BA)’는 현직 감독과 스카우트, 고위 임원들을 대상으로 투표를 실시해 2023시즌 각 분야별 ‘베스트 툴’에 대한 평가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김하성이 NL 2루 수비 부문에서 최고로 평가를 받았다. 니코 호너(시카고 컵스), 아지 알비스(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2~3위에 이름을 올렸다. 알비스는 이번 골드글러브 최종 후보에 빠졌고, 브라이슨 스탓(필라델피아 필리스)이 합류해 김하성, 호너와 함께 파이널리스트를 이루고 있다.
기록상으로는 김하성이 호너, 스탓에 뒤진다. 평균 대비 아웃카운트 처리 지표인 OAA(Outs Above Average)는 스탓(+16), 호너(+15), 김하성(+10) 순이다. 3루수와 유격수로도 기용된 김하성은 순수 2루수로서 OAA가 +7이다. 수비로 실점을 막아낸 지표인 DRS(Defensive Runs Saved)는 호너(+12), 김하성(+10), 스탓(+6) 순이다.
이런 지표만 보면 김하성이 가장 떨어진다. 하지만 골드글러브에 반영되는 25% 기록 지표는 따로 있다. 바로 SABR에서 개발한 수비 지표 SDI(SABR Defensive Index)가 그것으로 2013년부터 골드글러브 투표 결과에 25% 비중으로 반영되기 시작했다. 이전까지 주관적인 평가에만 의존하다 보니 이름값에 치우친 결과가 많았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반영된 것이 SDI다.
SDI에서도 김하성이 후보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 중이다. 지난 8월14일 마지막 업데이트된 SDI에 따르면 김하성이 8.3으로 NL 2루수 1위에 올라있다. 그 다음으로 스탓(6.4), 호너(5.7) 순이다. 다만 이 지표는 8월14일 이후 공개되지 않아 시즌 마지막 한 달 반이 포함된 최종 수치는 지금 당장 알 수 없다. 내달 6일 골드글러브 수상자 발표와 같이 공개된다. 시즌 막판 고전한 김하성이지만 8월 중순까지 압도적인 1위를 달렸기에 지표상으로도 수상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나아가 유틸리티 부문까지 역대 최초 골든글러브 2관왕도 기대할 만하다. 김하성은 무키 베츠(LA 다저스), 토미 에드먼(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과 함께 NL 유틸리티 최종 후보에 포함됐다. NL 모든 포지션을 통틀어 SDI 수치는 김하성(8.3), 베츠(1.0), 에드먼(0.5) 순이다. 주 포지션을 제외한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모든 포지션을 다 합쳐도 김하성이 꽤 큰 차이로 앞서있을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