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일드카드 결정전 승리에 큰 역할을 한 거 같아 너무 기쁘다”.
흔히 ‘가을 무대에서는 미치는 선수가 나온다’고 표현한다. NC 서호철이 19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두산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펄펄 날았다.
0-3으로 뒤진 4회 그랜드슬램을 터뜨리는 데 이어 7회 승부를 결정짓는 2타점 2루타를 날리는 등 4타수 3안타 6타점을 올리며 14-9 승리에 큰 공을 세웠다. NC는 두산을 14-9로 꺾고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서호철은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MVP로 선정돼 상금 100만 원을 받았다.
경기 후 공식 인터뷰에 나선 서호철은 “직구만 생각하고 몸쪽 승부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내고 치자는 생각으로 과감히 휘둘렀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환히 웃었다. 이어 그는 “제가 홈런을 많이 치는 타자는 아니지만 타구를 보고 홈런을 직감했다. 덕아웃에서 다들 좋아해주고 제가 큰 역할을 한 거 같아 기분 좋다”고 덧붙였다.
투구에 맞아 코뼈가 부러지는 부상을 당했지만 몸쪽 승부에 대한 두려움은 없다. 서호철은 “투수가 일부러 맞춘 것도 아니고 야구 선수가 공을 무서워하면 안 된다. 몸쪽으로 날아와도 두려움 없이 하려고 한다”고 대답했다.
포수 김형준은 4회 좌월 솔로 아치, 8회 좌월 3점 홈런을 쏘아 올리는 등 5타수 2안타 4타점 2득점으로 화끈한 공격력을 뽐냈다. 그는 “한 경기에서 끝나고 싶었는데 이겨서 좋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에 큰 공을 세운 그는 “아시안게임 전후로 엄청 많이 바뀐 것 같다. 여유가 엄청 많아진 거 같다. 국가 대항전이라는 중요한 경기를 치르며 긴장감을 느껴보니까 오늘은 떨리거나 붕 뜨는 건 하나도 없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멀티 홈런을 터뜨린 그는 “첫 홈런은 앞에서 호철이 형이 홈런을 쳐서 기분 좋게 타석에 들어섰다. 홈런을 치겠다는 생각은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는데 솔직히 나가다 맞은 느낌이다. 집중해서 쳤는데 결과가 잘 나왔다”고 했다.
또 “두 번째 홈런은 점수를 낼 수 있을 때 최대한 많이 내자고 생각했는데 좋아하는 코스와 구종이 들어와 홈런으로 연결됐다. 저 스스로 놀랐고 기뻤다”고 덧붙였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