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시즌 7전 전승으로 가을 돌풍을 일으킨 텍사스 레인저스에 제동이 걸렸다. 사이영상 3회 대투수 맥스 슈어저(39)의 복귀전이 텍사스의 첫 패배로 이어졌다.
슈어저는 1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벌어진 2023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7전4선승제) 3차전에 선발등판,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상대로 4이닝 5피안타(1피홈런) 1볼넷 1사구 4탈삼진 5실점으로 무너지며 패전투수가 됐다.
슈어저가 기대 이하 투구를 한 텍사스는 5-8로 패하며 포스트시즌 7연승 행진이 끝났다. 시리즈 전적 2승1패로 여전히 유리한 상황이지만 휴스턴의 기를 살려준 게 텍사스로선 걱정스럽다. 아직 시리즈가 남아있지만 좋은 기세를 이어가던 텍사스에 슈어저가 찬물을 끼얹은 모양새다.
슈어저는 지난달 13일 토론토 블루제이스전에서 대원근 부상으로 정규시즌이 끝났다. 가을야구 복귀도 가능성이 낮게 점쳐졌지만 39세 고령에 믿기지 않는 회복력을 보였다. 텍사스가 ALCS까지 진출하면서 슈어저에게 가을야구 선발등판 기회가 왔지만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1회를 삼자범퇴로 시작했지만 2회 요르단 알바레즈를 몸에 맞는 볼로 1루에 내보낸 게 화근이었다. 카일 터커의 볼넷, 마우리시오 두본의 좌전 안타로 1사 만루를 만든 휴스턴은 제레미 페냐가 2루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말도나도 타석에서 폭투로 선취점을 냈다. 2구째 슬라이더가 원바운드되면서 뒤로 빠졌다. 제구가 말을 듣지 않았다.
계속된 2사 2,3루에서 슈어저는 3구째 93.9마일(151.1km) 포심 패스트볼을 던졌지만 가운데 높은 실투가 됐고, 말도나도의 2타점 좌전 적시타로 이어졌다. 3회에는 알투베가 슈어저의 5구째 가운데 높게 들어온 94.6마일(152.2km) 포심 패스트볼을 놓치지 않고 받아쳤다. 좌월 솔로 홈런. 4회에는 호세 아브레유의 좌중간 2루타, 두본의 중전 적시타가 나오며 슈어저에게 5점째를 뽑았다.
이날 슈어저의 총 투구수는 63개로 스트라이크 42개, 볼 21개. 최고 96.1마일(154.7km), 평균 94.1마일(151.4km) 포심 패스트볼(31개)을 비롯해 슬라이더(13개), 커브(11개), 커터(5개), 체인지업(3개) 등을 던졌지만 전체적인 커맨드가 평소답지 않았다. 포심 패스트볼은 물론 주무기 슬라이더도 가운데 몰리는 실투를 반복했다.
‘MLB.com’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경기 후 슈어저는 “포스트시즌 패배는 언제나 힘들다. 안 좋은 부분들이 몇 가지 있었다. 실투도 있었고, 대가를 치렀지만 좋았던 부분도 있었다. 신체적으로 몸 상태가 정말 좋다. 팔이 잘 반응했고, 여전히 힘이 남아있는 느낌이다”면서 “앞으로 내가 어떻게 쓰여질지 아직 정확히 모르겠지만 팔 상태가 좋다. 그 점이 가장 중요하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부상 이후 36일 만에 치른 복귀전을 건강하게 마친 것에 의미를 뒀다. 브루스 보치 텍사스 감독 역시 “우리는 슈어저의 등판을 준비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슈어저도 준비가 된 상태였고, 그를 기용한 것에 대해 후회가 없다”며 “한 달 만에 등판했기 때문에 조금 지칠 수 있지만 구위는 만족스러웠다. 더 좋아질 것이다. 몸 상태가 좋다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말로 다음 등판을 기대했다.
만약 이번 ALCS가 최종 7차전까지 간다면 슈어저가 나설 가능성이 높다. 텍사스가 6차전 안으로 끝낸다면 슈어저는 월드시리즈 출격을 준비한다. 텍사스가 4연패를 당해 6차전에서 끝나면 내년을 기약해야 한다.
텍사스는 지난 7월말 유격수 유망주 루이스앙헬 아쿠냐를 뉴욕 메츠로 보내며 슈어저를 받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내년에도 연봉 4333만 달러 계약이 남은 노장 투수이지만 월드시리즈 우승을 위해 승부수를 던졌다. 텍사스 이적 후 8경기(45이닝) 4승2패 평균자책점 3.20으로 메츠 때(19경기 9승4패 4.01)보다 좋은 성적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