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위기에 놓였지만 압박감보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더 컸다.
‘미라클’ 두산의 주장 허경민은 19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리는 NC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을 앞두고 “가을 야구를 한다는 자체가 너무나 큰 축복인 것 같다. 물론 5위로 와서 불리한 건 사실이지만 우리 팀은 하나가 되어 가을 야구에 진출했기 때문에 끝날 때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은 이날 경기를 내주면 올 시즌의 마침표를 찍게 된다. 그만큼 1승에 대한 부담감이 클 수밖에. 이에 허경민은 “가을 야구 자체가 1패가 크기 때문에 한 번 지면 끝난다. 5등은 처음인데 한 번 지면 끝난다는 생각은 잊고 경기에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산은 가을 무대에서 강한 면모를 드러냈다. 허경민은 “선수들에게 따로 이야기한 건 없다. 굳이 이야기하지 않아도 이 순간이 중요하고 잘해서 이 자리까지 왔기 때문에 그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았다. 이런 마음을 갖고 하면 행운이 따르지 않을까”라고 내다봤다.
양의지가 두산으로 복귀한 뒤 “가을 무대에 함께 뛰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던 허경민은 “많은 경기를 치러야 실감날 것 같다. (양)의지 형이 와서 시즌 내내 큰 힘이 됐다. 지난해 가을 야구를 하지 못했는데 오게 되어 다행이고 기분 좋다”고 했다.
허경민의 ‘절친’ 정수빈은 미라클 두산의 힘을 믿었다. 허경민 또한 “(정)수빈이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같은 마음”이라고 했다. 역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5위 팀이 4위 팀을 제압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이에 허경민은 “0% 확률이라고 하지만 언젠가 어느 팀이든 (0%를) 깰 것이다. 그걸 깨는 게 우리 팀이 될 수 있도록 팀원들과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필승 의지를 불태웠다.
허경민은 포스트시즌 통산 74경기에서 타율 3할1푼7리(227타수 72안타) 1홈런 26타점 42득점 11도루로 맹활약을 펼쳤다. 그는 “(가을 무대에서) 잘했다고 생각하는데 (부상으로 받은) 타이어가 없다”고 씩 웃으며 “통산 기록을 보면 잘해왔는데 앞으로 선수 생활을 하면서 (가을 야구를) 몇 번 더 할지 모르겠지만 좋은 이미지를 이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 “(1차전을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끼는 게 당연하다. 이 또한 선택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지나고 나면 추억이 될 뿐이다. 재미있게 했으면 좋겠다. 그렇게 하다 보면 행운이 따르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한편 두산은 정수빈(중견수)-김재호(유격수)-호세 로하스(지명타자)-양의지(포수)-양석환(1루수)-강승호(2루수)-김인태(좌익수)-허경민(3루수)-조수행(우익수) 순으로 맞섰다.
베테랑 홈런타자 김재환이 시즌 막바지 당한 오른손 부상 여파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