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좌완 양현종(35)이 9년 연속 170이닝 대기록을 세웠다.
양현종은 17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2023 시즌 최종전에 선발등판해 7회까지 마운드를 지키며 5피안타 5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6회를 마친 시점에서 시즌 170이닝을 돌파하는데 성공했고 자신이 보유한 KBO리그 최다기록을 9년으로 연장했다.
마운드에 오를때부터 대기록 달성을 작심한듯 호투를 펼쳤다. 삼자범퇴로 1회를 가볍게 넘겼고 2회는 2사후 안타를 허용했으나 위기는 없었다. 3회는 타격 1위 손아섭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며 또 이닝을 삭제했다. 4회도 김주원, 박민우, 마틴을 범타로 유도했다.
5회도 김성욱을 삼진으로 잡으며 영의 행진을 이었다. 5회까지 투구수가 46구에 불과했다. 6회는 선두타자 김형준에게 좌전안타를 맞았으나 도태훈을 2루 병살로 유도했다. 이어 손아섭은 유격수 뜬공으로 잡고 6이닝을 채웠다. KBO리그 최초의 9시즌 연속 대기록을 작성한 순간이었다. 선수들은 더그아웃 앞에 도열해 일일히 손을 마주치며 축하를 했다.
호수비 도움도 받았다. 4회 1사후 박민우의 우중간 3루타성 타구를 김호령이 빅캐치로 잡아냈다. 1회는 변우혁이 박민우의 2루타성 타구를 점프로 잡아내기도 해다. 3회는 권희동의 안타성 타구도 변우혁이 차단했다. 야수들도 대기록 작성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때마다 박수를 쳐주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2007년 KIA에 입단한 양현종은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두 시즌을 보낸 뒤 2009년부터 선발투수로 정착했다. 170이닝을 넘은 시즌은 2014시즌이 처음이었다. 이전까지는 2010년 16승을 따내며 169⅓을 던진 것이 최다였다. 체인지업을 장착하고 완급투구와 제구력도 한결 날카로워졌다.
2014시즌을 기점으로 이닝이터형 선발투술 자리를 잡았고 2015시즌부터 5년연속 180이닝을 넘겼다. 2017년은 200이닝을 처음으로 돌파하며 20승도 달성했다. 두 번째 FA계약을 체결한 이후에도 2022시즌 175⅓이닝을 소화하며 KBO리그 최초로 8년 연속 170이닝을 작성했다.
올해는 5월까지는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에이스로 활약했으나 6월초 갑작스럽게 구위와 구속이 떨어져 대량실점의 부진에 빠졌다. 한 차례 재충전을 시간을 갖기도 했다. 170이닝은 요원해 보였다. 그러나 9월부터 다시 구위를 되찾아 에이스로 복귀해 이닝이터 능력을 보였다.
그래도 170이닝까지는 힘들어보였으나 지난 11일 광주 키움전에서 8이닝을 던지며 대기록의 발판을 마련했다. 결국 최종전에서 170이닝을 넘기는데 성공하고 자신의 대기록을 이어갔다. KIA는 5강 진입에 실패했으나 양현종이 대기록으로 최종전을 찾은 1만 여명의 팬들을 위로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