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레인저스가 지역 라이벌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사상 첫 가을야구 ‘론스타 시리즈’에서 기선 제압했다. 올 가을에만 6전 전승으로 폭풍 질주를 이어갔다.
텍사스는 1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미닛메이드파크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7전4선승제) 1차전에서 휴스턴을 2-0으로 꺾었다. 챔피언십시리즈 1차전 승리팀의 월드시리즈 진출 확률은 64%.
선발투수 조던 몽고메리가 6⅓이닝 5피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사이영상 3회 대투수 저스틴 벌랜더(6⅔이닝 6피안타 1피홈런 2볼넷 5탈삼진 2실점)와의 선발 맞대결에서 승리를 거뒀다.
9번타자 레오디 타베라스가 홈런 포함 2타수 2안타 1타점 1볼넷으로 하위 타선에서 3출루 활약을 했고, 신인 좌익수 에반 카터가 8회 슈퍼 캐치로 승리에 힘을 보탰다.
이로써 텍사스는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 탬파베이 레이스를 2연승으로, 디비전시리즈에서 볼티모어 오리올스를 3연승으로 제압한 텍사스는 ALCS 1차전에서도 휴스턴을 꺾고 이번 가을야구 6연승을 질주했다. 포스트시즌 시작부터 6연승은 역대 6번째 기록. 2014년 캔자스시티 로열스의 8연승이 최다 기록으로 1976년 신시내리 레즈, 2007년 콜로라도 로키스, 2020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2022년 애틀랜타가 7연승을 거둔 바 있다.
빅게임 피처 몽고메리, 벌랜더와 선발 맞대결 이겼다
텍사스 좌완 몽고메리가 휴스턴 에이스 벌랜더와의 선발 맞대결에서 승리한 경기였다. 와일드카드 시리즈 1차전에서 탬파베이를 7이닝 6피안타 무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으로 압도하며 승리를 거둔 몽고메리는 볼티모어 상대 디비전시리즈 2차전에선 4이닝 9피안타(1피홈런) 1볼넷 2탈삼진 5실점(4자책)으로 고전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 다시 지배적인 모습으로 돌아왔다. 휴스턴 강타선을 6⅓이닝 5피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잠재웠다. 이번 포스트시즌 3경기에서 2승째를 거두며 평균자책점 2.08을 마크, 빅게임 피처로 확실히 떠올랐다. 올 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얻는 몽고메리에겐 주가를 높이는 가을 무대가 되고 있다.
1회부터 강타자 요르단 알바레스를 삼진 잡으며 삼자범퇴로 시작했다. 5개의 공 모두 철저하게 몸쪽으로 찔러넣으며 커브로 헛스윙을 뺏어냈다. 2회 호세 알투베에게 첫 안타를 맞았으나 후속 3타자를 범타 요리한 몽고메리는 3회 2사 1,2루 위기가 있었지만 알바레스를 다시 삼진 돌려세웠다. 7구 승부 끝에 바깥쪽 낮은 커브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4회에는 2사 후 채스 맥코믹, 마우리시오 두본, 제레미 페냐에게 3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만루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마틴 말도나도를 4구 만에 93.9마일(151.1km) 하이 패스트볼로 헛스윙 삼진 아웃시키며 위기 관리 능력을 뽐냈다.
5회에도 알바레스를 또 커브로 헛스윙 삼진 돌려세운 몽고메리는 6회까지 연속 삼자범퇴에 성공했다. 7회 1사까지 90개의 공으로 막았다. 최고 94.9마일(152.7km), 평균 93.5마일(150.5km) 싱커(33개), 커브(33개), 포심 패스트볼(15개), 체인지업(9개)을 구사했다.
공포의 9번타자 쐐기포, 신인 카터 결정적 슈퍼캐치
텍사스 타선도 휴스턴 선발 벌랜더에게 막혀 고전했지만 2점을 뽑아냈다. 이 점수가 승리로 이어졌다. 2회 1사 후 신인 카터가 우측 2루타를 치고 나간 뒤 조나 하임의 중전 안타 때 홈을 밟아 선취점을 올렸다.
5회에는 홈런으로 추가점을 냈다. 9번타자 레오디 타베라스가 벌랜더의 5구째 한가운데 몰린 86.9마일(139.9km) 슬라이더를 놓치지 않고 받아쳐 우중간 담장을 넘겼다. 포스트시즌 개인 첫 홈런.
타베라스는 2회 볼넷, 7회 안타 포함 2타수 2안타 1타점 1볼넷으로 3출루 활약을 펼쳤다. 9번타자이지만 이번 포스트시즌 6경기 타율 3할3푼3리(21타수 7안타) 1홈런 3타점 OPS .964로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텍사스 불펜도 안정적이었다. 선발 몽고메리가 내려간 뒤 조쉬 스보츠(⅔이닝), 아롤디스 채프먼(1이닝), 호세 르클럭(1이닝)으로 이어진 불펜도 실점 없이 막고 2점 리드를 지켰다. 르클럭은 포스트시즌 개인 통산 2세이브째.
알투베 뼈아픈 누의 공과, 벌랜더 내고도 패한 휴스턴
이 과정에서 휴스턴의 뼈아픈 미스가 나왔다. 1루 주자 호세 알투베가 2루를 밟고 지난 뒤 브레그먼의 타구가 잡히는 것을 보고 1루로 귀루했다. 그런데 이때 2루 베이스를 밟지 않고 1루로 돌아오면서 누의 공과로 아웃됐다. 텍사스가 베이스 터치에 대한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고, 알투베의 발이 2루를 밟지 않은 모습이 확인됐다. 가을야구 통산 97경기째인 알투베답지 않은 실수였다.
브레그먼의 잘 맞은 타구가 잡힌 것도 아쉬운데 알투베까지 누의 공과로 더블 아웃되면서 휴스턴의 공격 흐름이 완전히 끊겼다. 9회까지 마지막 4타자가 맥없이 물러나며 무득점 패배로 끝났다.
알바레스가 4타수 무안타 3삼진, 카일 커터가 4타수 무안타, 알투베가 3타수 무안타 1볼넷으로 힘을 쓰지 못했다. 알바레스는 몽고메리에게만 3연속 삼진을 당하며 체면을 구겼다.
휴스턴 선발 벌랜더는 6⅔이닝 6피안타(1피홈런) 2볼넷 5탈삼진 2실점으로 역투했다. 최고 96마일(154.5km), 평균 94.3마일(151.8km) 포심 패스트볼(47개) 중심으로 슬라이더(36개), 커브(16개), 체인지업(2개)을 구사하며 101개의 공을 던졌지만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해 패전을 안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