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투수를 잘 뽑아야 산다.
KIA 타이거즈가 정규시즌 2경기를 남겨놓고 가을야구에서 최종 탈락했다. 13일 잠실 두산전에서 1-3으로 패하면서 사실상 가을티켓을 물건너갔다. 트래직 넘버 1이였다. 두산이 남은 4경기에서 1승만 올리면 끝장이었다. 두산은 14일 잠실 LG전을 이기고 KIA를 6위로 확정지었다.
KIA의 가을탈락을 놓고 다양한 이유와 해석들이 나오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전력의 30% 이상이라는 외국인투수들의 부진이다. 이닝이터도 승리를 보장하는 에이스와 원투펀치가 가동되지 않았다. 물론 양현종의 일시적 부진도 있었고 이의리의 이닝소화력도 부족했다. 국내파의 부족분은 루키 윤영철이 풀타임으로 상쇄했다.
KIA는 작년 시즌을 마치고 토마스 파노니와 션 놀린과 계약하지 않았다. 나란히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으나 놀린은 부상공백, 대체외인으로 입단한 파노니는 압도적이지 않다는 것이 이유였다. 150km 이상을 펑펑 쏘는 구위형 외인을 물색했고 숀 앤더슨과 아도니스 메디나를 영입했다.
스프링캠프에서 기대감을 주었다. 앤더슨은 200이닝, 메디나는 180이닝을 던지겠다고 호언장담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자 메디나는 수준 미달. 앤더스는 제몫을 하면서도 불안감을 주기 시작했다. 믿었던 구위형이 아니었다. 떨어지는 변화구를 제대로 구사하지 못했고 KBO리그 타자들에게 파악이 됐고 공략받기 시작했다.
앤더슨은 14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QS) 8개, 평균자책점 3.76을 기록했다. 경기당 5⅓이닝에 그쳤다. 메디나는 12경기 퀄리티스타트 3개, 평균자채점 6.05, 경기당 4⅔이닝에 불과했다. KIA는 6월말 두 외국인 투수들이 믿음직스럽지 못하자 과감하게 방출하고 마리오 산체스와 파노니를 영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마리오는 데뷔 첫 경기에서 뜨거운 공을 던졌으나 견제동작에서 보크성 판정을 받으며 주춤했고 팔꿈치 부상까지 당해 한 달을 가동하지 못했다. 11차례 선발등판해 퀄리티스타트 3회, 평균자책점 5.95의 부진한 성적을 냈다. 파노니도 복귀 초반은 좋은 구위를 보였으나 공략당하더니 퀄리티스타트가 힘들어졌다. 15경기에 QS 5회, ERA 4.37에 그쳤다.
KIA 4명의 외인투수들의 QS는 19개, ERA 4.90에 불과했다. 상위팀 외인들의 QS 숫자를 보면 당장 비교가 된다.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LG는 33개를 작성했다. 케이시 켈리가 18개, 부상으로 60일이나 빠진 아담 플럿코도 15개를 했다. KT 웨스 벤자민은 29경기에서 11개에 그쳤으나 도중 복귀한 윌리엄 쿠에바스가 18경기에서 14번 성공시키며 선발진을 이끌었다.
NC도 3명의 외인투수들이 35개의 QS를 합작했다. 20승 에이스 에릭 페디가 21개, 테일러 와이드너 6개(교체), 태너 털리가 8개를 했다. 두산 라울 알칸타라 21개, 브랜든 와델이 13개를 작성하며 강력한 원투펀치로 활약했다. SSG도 커스 맥카티 13개, 교체투수 로에니스 엘리아스 11개를 기록했다. KIA는 외인 선발싸움에서 밀렸고 결국 5강 탈락으로 이어졌다. 내년에도 외인투수를 잘 뽑아야 명예회복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