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 AG 금메달의 여운 가시지 않은 원태인, "아직 꿈만 같은 나날 보내고 있다. 자기 전에 생각나고 영상 찾아보기도" [오!쎈 인터뷰]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23.10.15 06: 00

"솔직히 아직 꿈만 같은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토록 바라던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건지 1주일이 지났지만 아직도 여운이 가시지 않았다. 14일 SSG와의 홈 최종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푸른 피의 에이스' 원태인은 "아직까지 기분이 좋다. 자기 전에 생각나고 영상을 찾아보기도 한다"고 씩 웃었다. 
원태인은 지난 6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슈퍼 라운드 2차전에서 중국을 상대로 최고 152km의 빠른 공을 앞세워 6이닝 무실점 완벽투를 뽐냈다. 단 한 개의 사사구도 허용하지 않았고 6개의 삼진을 빼앗았다. 한국은 원태인의 완벽투를 앞세워 중국을 8-1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삼성 라이온즈 투수 원태인 /what@osen.co.kr

원태인은 "솔직히 부담이 적지 않은 경기였다. 중국이 (일본을 꺾은) 복병이라는 이야기도 많이 나왔고 중국을 넘어야 결승에 진출할 수 있으니까 많이 긴장되고 책임감도 컸다. 결과가 좋게 나왔는데 편하면서도 편하지 않은 결승전을 본 거 같다"고 웃어 보였다. 
흔히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 무대를 경험하면 한 단계 더 성장한다고 표현한다. 원태인은 "이번 대회는 (도쿄 올림픽과 WBC에 비해) 손발을 맞추는 기간이 짧았고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까 하는 우려의 시선도 많았다. 하지만 또래 선수들로 구성되어 그런지 뭉치는 힘이 엄청나더라. 한 팀으로 뭉쳤을 때 이만큼의 시너지를 낼 수 있구나 싶었다. 분위기가 가라앉았을 때 주장 (김)혜성이 형을 비롯한 형들과 모바일 메신저 단체 대화방 또는 버스 안에서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던 것도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한국이 중국을 가볍게 누르고 결승에 진출했다.한국은 6일(이하 한국시간) 중국 저장성 사오싱 야구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슈퍼 라운드 2차전에서 중국을 8-1로 제압했다.경기를 마치고 승리투수 원태인과 류중일 감독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3.10.06 / dreamer@osen.co.kr
무엇보다 금메달을 목에 걸고 당당히 입국장을 빠져나올 때 그 기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 "팬들의 환호 속에 들어오니 만감이 교차했다. 솔직히 고생 많이 했다. 긴장감 속에 경기를 치르며 몸은 정말 힘든데 기분은 날아갈 것 같았다. 정말 최고였다". 
한국은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통해 금메달 획득과 성공적인 세대 교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성공했다. 류중일 감독은 "세대 교체를 잘 이뤄낸 것 같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국가대표 세대 교체를 이뤄냈다. 이번 대회에서 국제대회 경험을 쌓은 선수들이 다음 대회부터는 더 좋은 성적을 거두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원태인 또한 "이번 대회를 앞두고 선수들끼리 잘해야 한다는 의지가 강했다. 역대 최약체라는 평가를 보란 듯이 뒤집고 싶은 마음이 컸다. 역대 최약체인 우리가 역대 최강 전력이라는 대만을 꺾으면 다시 한번 야구 붐이 일어날 수 있으니까 한 번 뒤집어보자고 했는데 그렇게 됐다. 선수들끼리 앞으로 국제 대회에서 다시 모여 잘해보자는 이야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대표팀 소집 후 원태인에게 슬라이더를 던지는 요령을 배운 박영현(KT)은 7일 대만과의 결승전에서 슬라이더로 삼진 2개를 빼앗았다. 이에 원태인은 "제가 알려준 건데 그 상황에서 믿고 던진 (박)영현이가 정말 대단하다. 영현이가 삼진 2개를 잡고 내려와서 '슬라이더를 던지지 않았더라면 큰일 날 뻔했다. 고맙다'고 하더라. 뭔지 모를 뿌듯함을 느꼈다"고 미소를 지었다. 
6일 오후 중국 항저우 사오싱 야구장에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슈퍼라운드 2차전 대한민국과 중국의 경기가 열렸다.1회말 한국 선발 원태인이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2023.10.06 / dreamer@osen.co.kr
올 시즌 WBC부터 쉼 없이 달려온 그는 시즌을 되돌아보며 "솔직히 WBC 대표팀에 뽑힐 줄 몰랐는데 (WBC에) 가서 중요한 역할도 해보고 야구 인생에서 큰 경험과 도움을 받았다. 이번에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건 WBC에서 많이 배우고 느낀 덕분이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은 WBC에서 열심히 배운 보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APBC 대표팀에 발탁될지 모르겠지만 뽑아주신다면 최선을 다하겠다. 코치님께서도 시즌 후 쉬는 게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는데 내년 캠프 때도 천천히 페이스를 맞출 생각이다. 내년에 잘 준비하기 위해 몸을 잘 만들어야 한다. 공백기 없이 야구할 수 있어 너무 기쁘다. 해마다 공백기를 걱정하지 않고 계획을 세울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덧붙였다. 
야구 커뮤니티에는 군복을 입은 원태인이 대전역 간판의 '대'자를 가리고 '전역' 두 글자를 이용한 전역 인증 합성 사진이 화제를 모았다. 이에 원태인은 "사진을 봤는데 기분 좋더라"고 웃어 보였다. 
한편 원태인은 오는 15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리는 NC와의 정규 시즌 최종전에 선발 출격한다.
삼성이 무서운 뒷심을 앞세워 두산전 5연패를 끊어냈다. 삼성 라이온즈는 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10차전에서 6-4로 승리했다.삼성은 전날 패배 설욕과 함께 최근 2연패, 두산전 5연패에서 탈출하며 시즌 40승 1무 56패를 기록했다. 반면 연승이 좌절된 두산은 48승 1무 45패가 됐다. 경기를 마치고 삼성 원태인이 승리를 기뻐하고 있다. 2023.08.09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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