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희는 진짜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한데 탁 올라가지 못해 너무 안타깝다”.
롯데 자이언츠 레전드 출신 이대호가 한동희의 부진에 진한 아쉬움을 드러내며 시즌 후 한동희의 타격감 회복을 위해 팔을 걷어붙이겠다고 밝혔다.
2018년 롯데의 1차 지명을 받고 프로에 데뷔한 2020년부터 3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터뜨리며 포스트 이대호로 주목을 받았다. 이대호는 지난해 10월 은퇴 경기에서 한동희에게 "삼촌은 떠나지만, 롯데 팬들의 영웅이 되어줘"라고 부탁했다.
한동희는 올 시즌 이대호의 4번 타자 계보를 이을 재목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14일 현재 타율 2할1푼8리(316타수 69안타) 5홈런 31타점 29득점에 불과하다. 타격 부진에 시달리며 2군행 통보를 받는 등 자존심에 적잖은 상처를 받았다.
이대호는 지난 14일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이대호 [RE:DAEHO]’를 통해 “동희는 진짜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한데 탁 올라가지 못해 너무 안타깝다. 안 되니까 더 안 되는 것 같다. 경기에 들어갔다 빠졌다 하면서 자신감이 더 떨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포스트 이대호’라는 부담감도 당연히 있을 거다. 현재 (전)준우가 4번 타자를 맡고 있지만 앞으로 동희가 (4번 타자를) 맡아야 한다. 동희 같은 경우에는 가만히 놔두면 잘하는데 기가 죽으면 안 된다. 기를 살려줘야 한다. 분명히 포텐을 터뜨릴 수 있는 선수이고 동희만큼 기량과 힘을 가진 선수가 롯데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대호는 타순 변경도 한동희의 부진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그는 “물론 올해는 한동희가 워낙 안 좋았으니 넣었다 뺐다 했겠지만 나는 타순은 고정하는 게 좋다고 본다. 타순마다 역할이 다르다. 타순이 바뀌면 준비 시간과 과정 모두 달라진다. 경기 전에 루틴이 있는데 타순이 바뀌면 자신도 모르게 그 흐름이 깨진다. 그래서 타순을 바꾸는 건 별로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 가운데 한 명”이라고 말했다.
이대호는 올 시즌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는 한화 노시환을 예로 들며 “정말 한 번 딱 기회가 왔을 때 터져버리면 그게 끝까지 간다. 선배 입장에서 (한동희가) 좀 빨리 터졌으면 좋겠다. 분명히 터질 거라 나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가끔씩 동희에게서 ‘선배님, 너무 힘듭니다’라고 연락이 온다. 내가 무슨 말을 하겠는가. 그냥 ‘집에 한 번 온나. 밥이나 한 번 먹자’고 말하는 게 전부다. 동희 같은 애들은 자신감이 안 올라오면 아무것도 안 된다. 자신감이 좋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이대호는 한동희가 ‘포스트 이대호’라는 수식어에 어울리는 활약을 펼칠 수 있도록 자신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달할 생각이다.
그는 “나도 겨울에 시간이 있으니까 올 시즌이 끝난 뒤 동희는 내가 진짜 바꿔놓아야 할 것 같다. 진짜 동희는 내가 키워줄 거다. 만나서 멘탈적인 부분을 많이 잡아줘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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