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드에 올라가기 전부터 부담이 많았다. 기록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홈 최종전에서 매진을 이룬 가운데 400세이브를 달성하게 되어 정말 다행이다”.
‘끝판대장’ 오승환(삼성)에게 KBO리그 사상 첫 400세이브 시대를 연 소감을 묻자 이렇게 대답했다.
오승환은 14일 대구 SSG전에서 4-3으로 앞선 8회 2사 2루서 마운드에 올랐다. 오승환은 첫 타자 추신수와 풀카운트 접전 끝에 1루 땅볼로 유도했다. 선상을 타고 흐르는 안타성 타구였으나 이성규가 몸을 날려 걷어냈다.
9회 첫 타자 오태곤을 볼넷으로 출루시켰으나 최지훈을 3루 뜬공으로 유도했다. 곧이어 한유섬과 풀카운트 끝에 볼넷을 내줬다. 1사 1,2루. 후속 타자 에레디아를 우익수 플라이로 돌려세웠다. 계속된 2사 1,2루서 박성한을 좌익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팀 승리 수호와 함께 대기록을 작성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오승환은 “8회 2사 후 등판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미리 들었다. 공교롭게 1점 차 상황에서 추신수가 첫 타자로 나와 더 많은 부담이 됐다”고 말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400세이브를 최대한 빨리 달성하고 싶다’고 했던 그는 홈 최종전에서 대기록을 작성하게 됐다. “모든 게 제 탓이다. 제가 시즌 초반부터 정상 궤도에서 그 자리를 지켰으면 어려움이 없었을 거고 팀 성적도 더 좋았을 텐데 그건 전적으로 제 탓이다. 저도 이런 시즌을 치르면서 좀 더 배우고 공부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족이 가장 큰 힘이 됐다. 오승환은 “제가 부진했을 때 저보다 가족이 더 마음고생이 심했다. 이겨냈다고 할 수 없지만 잘 버틸 수 있었던 건 한마음으로 응원해주고 잘했으면 좋겠다는 가족의 바람 덕분에 한 시즌을 잘 버틸 수 있었다”고 고마운 마음을 표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세이브를 묻자 “지금 당장은 오늘 세이브 밖에 기억 안 난다. 정말 힘들게 했고 컨디션이 나쁜 것도 아니었는데 마운드에서 마음대로 컨트롤하지 못했고 힘든 경기였다”고 대답했다.
사상 첫 400세이브 금자탑을 세운 그는 팀 승리를 최우선으로 여겼다. “올 시즌 한 경기 남았는데 몇 년째 팬들께 거짓 약속을 한 것 같다. 팀이 많이 이기고 내년에는 정규 시즌 종료 현수막 말고 정규 시즌 1위 현수막을 들고 인사드리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한편 박진만 감독은 “오승환 선수의 통산 400세이브를 진심으로 축하한다. 아주 오랜 기간 깨지질 않을 위대한 기록이고, 홈만원 관중앞에서 세웠다는 사실이 더욱 의미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올 시즌 홈경기에 오셔서 열정적으로 응원해주신 모든 팬여러분들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내일 창원 경기까지 잘 마무리짓겠다”고 덧붙였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