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두산전을 내주며 좌절에 빠진 KIA 타이거즈. 올 시즌 가을야구에 진출하려면 이제 정말로 기적이 필요하다.
KIA 타이거즈는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마지막 맞대결(16차전)에서 1-3으로 패했다.
선발 중책을 맡은 김건국이 2⅔이닝 3피안타 1볼넷 2탈삼진 3실점으로 조기 강판됐다. 전날 NC전에서 11점을 뽑은 두산 타선을 3회 2사까지 퍼펙트로 묶었지만 허경민의 볼넷, 정수빈의 중전안타로 처한 위기에서 조수행에게 1타점 내야안타, 호세 로하스 상대 2타점 2루타를 연달아 헌납했다. 로하스의 한방 이후 박준표와 교체되며 아쉽게 경기를 마쳤다.
공격은 “곽빈은 너무 좋은 투수다. 외국인선수 못지않은 투수라 치기가 어렵다”라는 김종국 감독의 우려가 현실이 됐다. 선발 곽빈을 시작으로 홍건희, 김명신, 김강률이 차례로 나온 두산 마운드 상대 1점을 뽑는 데 그쳤다. 0-3으로 뒤진 4회 선두 김선빈과 소크라테스 브리토의 연속안타로 맞이한 무사 1, 3루서 이우성이 희생플라이를 날린 게 전부였다. 1회 2사 1루, 2회 2사 2루, 7회 2사 1루, 8회 1사 2루서 모두 후속타가 불발됐다.
6위 KIA는 이날 패배로 2연승 상승세가 끊기며 5위 두산과의 승차가 3경기로 벌어졌다. 올해 두산전 또한 4승 12패 절대적 열세로 마무리. 최근 6경기 5승 1패 상승세를 앞세워 두산을 맹추격했지만 정작 두산과의 맞대결에서 힘을 쓰지 못하며 가을야구가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그러나 아직 좌절은 금지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는 실낱같은 경우의 수가 하나 남아있기 때문이다. 바로 5위 결정전이다.
KIA는 시즌 종료까지 2경기, 두산은 4경기를 남겨두고 있는 상황. KIA가 2경기를 모두 따내고, 두산이 4경기에서 모두 패할 경우 두 팀은 73승 2무 69패 동률을 이룬다. 기존 규정대로라면 상대 전적에서 앞선 두산이 5위가 되지만 KBO는 2022시즌에 앞서 정규시즌 5위의 승률이 동률일 경우 5위 결정전을 거행한다는 규정을 신설했다.
다시 말해 KIA 2승, 두산 4패로 5위 결정전을 성사시킨 뒤 승리를 거두면 가을 무대를 밟을 수 있다.
물론 가능성은 희박하다. 두산은 14~15일 잠실 LG전, 16일 잠실 SSG전, 17일 인천 SSG전을 남겨두고 있다. 두 팀 모두 두산이 시즌 4승 10패(LG), 4승 1무 9패(SSG) 열세에 처해있지만 두산은 4경기 중 1승만 거둬도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 짓는다.
두산의 선발 로테이션은 브랜든 와델, 김동주, 라울 알칸타라, 최승용 순이며, 선발 요원인 최원준과 장원준이 불펜 대기한다. 여기에 LG는 이미 정규시즌 1위를 확정지은 터라 동기부여가 약하다.
KIA는 14~15일 이틀 휴식을 가진 뒤 16일부터 잔여 2경기를 소화한다. 실낱같은 희망이지만 주말 두산전을 유심히 지켜볼 이유는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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