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욕적인 참패였다. 100승을 하고도 포스트시즌 1단계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겪은 LA 다저스다. 과연 이를 만회할 수 있는 방법은 있을까. 현 시점에서는 오타니 쇼헤이(29)를 영입하는 것 뿐이다.
다저스는 올해 100승(62패) 시즌을 보내면서 다시 한 번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디비전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2013년부터 올해까지 11년 동안 10차례나 서부지구 우승을 했고 최근 5시즌 가운데 4시즌이나 100승을 달성했다. 나머지 한 시즌도 코로나19 사태로 60경기 단축 시즌이었는데 이 시즌 43승17패로 .717의 경이적인 승률을 차지했고 또 월드시리즈 우승이라는 숙원까지 풀었다.
그러나 다저스는 다시 한 번 가을야구 무대에서 좌절했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디비전시리즈에서 시리즈 전적 3전 전패, 스윕패의 굴욕을 당했다. 1차전 클레이튼 커쇼(⅓이닝 6실점), 2차전 바비 밀러(1⅔이닝 3실점), 3차전 린(2⅔이닝 4실점)이 3회도 못 버티고 강판됐다. 선발 평균자책점 25.07로 처참하게 무너졌다. 믿었던 무키 베츠가 11타수 무안타로 침묵한 타선도 팀 타율 1할7푼7리(96타수 17안타)로 막혔다. 3경기 모두 2점씩 총 6득점에 그쳤다.
굴욕적인 시즌. 지난 겨울 오프시즌과 올 여름 트레이드 시장에서 특별한 움직임이 없었던 다저스 수뇌부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다. 사실 지난 겨울과 올 여름, 다저스가 숨죽인 이유가 정확히 밝혀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모두가 추측했고 유력한 이유로 꼽은 것은 오타니의 영입이었다. 올 시즌이 끝나고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는 오타니에게 영혼까지 끌어모은 풀베팅을 하기 위해 웅크리고 있었다는 것.
올해 가을야구 실패는 역설적으로 오타니를 반드시 영입해야 하는 당위성을 만들어줬다. 오타니 영입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는 것.
미국스포츠매체 ‘블리처리포트’는 13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와 오타니는 서로가 필요하다’라면서 ‘다저스는 2013년 정규시즌부터 1031승을 거두며 가장 많은 승리를 거둔 팀이다. 하지만 다저스의 유일한 우승은 20202년 단축시즌이었다. 왕조를 공고히 하려면 여러 차례의 우승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다저스는 이 고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세계 최고의 선수를 영입하는 것만큼 좋은 방법은 없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다저스에게 여유가 있는지, 그건 의문의 여지도 없다. 현재 다저스의 페이롤은 6위지만 2024년 페이롤 순위에서는 아마 11위일 것이다. 이는 의도적으로 설계된 것’이라면서 ‘43홈런 OPS 1.066으로 개인 두 번째 아메리칸리그 MVP를 차지할 게 확실시 되는 29세의 오타니가 다저스에 필요하다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라면서 오타니를 영입하기 위한 사전정지작업을 했고 또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다저스에는 오타니를 영입하지 않더라도 무키 베츠와 프레디 프리먼이라는 MVP급 선수가 2명이나 존재한다. 이들을 기반으로 다저스는 팀 홈런 249개, 팀 OPS.795의 성적을 남겼다. 모두 메이저리그 전체 2위에 해당한다. 1위는 압도적인 힘을 과시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였다.
하지만 매체는 이 기록의 맹점이 있다고 했다. 매체는 ‘다저스가 올해 비록 득점과 홈런에서 애틀랜타에만 뒤졌지만 베츠와 프리먼이 너무 많이 관여되어 있다. 두 사람의 wRC+(조정득점생산력)을 합쳐보면 165였다. 하지만 100타석 이상 출전한 나머지 12명의 다저스 타자들의 wRC+ 평균값은 100에 불과했다’라고 했다. 베츠와 프리먼을 제외하면 모두 리그 평균 수준의 타자들이었다는 것. 베츠와 프리먼에게 쏠린 공격력은 결국 올해 디비전시리즈에서 민낯이 드러났다. 베츠와 프리먼이 침묵하면서 다저스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오타니를 영입해서 타선의 무게감을 채워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지난 9월 팔꿈치 인대 수술을 받았던 오타니의 투수복귀에 대해서도 다저스는 여유가 있는 팀이라고 했다. 매체는 ‘오타니는 9월 팔꿈치 수술을 받고 2024년에 던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를 다루기에 다저스는 다른 어느 팀보다 낫다. 커쇼, 린, 밀러, 워커 뷸러, 더스틴 메이, 에밋 시한, 라이언 페피엇을 비롯해 개빈 스톤, 닉 프래소 리버 라이언, 랜던 낵 등 유망주들이 있다. 오타니가 다시 준비될 때까지 로테이션을 돌릴 수 있고 관리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매체는 다저스는 오타니에게 ‘승리하는 팀’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매체는 과거 오타니가 “지는 건 짜증난다. 이기고 싶다”라고 한 멘트를 인용해서 ‘베츠, 프리먼, 커쇼 그리고 JD 마르티네스, 윌 스미스, 맥스 먼시 등의 유명 선수들이 있고 이 선수들과 승리한 경험이 있는 선수들이 적지 않다’라며 ‘하지만 10월에는 이게 더 이상 자산이 아닐 수도 있다. 아마도 이 선수들에게 필요한 것은 배고픔을 상기시켜줄 수 있는 남자가 필요하다’라면서 오타니의 승리에 대한 열망이 다저스를 달라지게 할 수 있다고도 강조했다.
다만,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등 지구 라이벌 팀들, 뉴욕 메츠와 뉴욕 양키스 등 다수의 구단들과 오타니 영입 경쟁을 펼쳐야 한다. 다저스는 이 경쟁에서 승리해야 한다.
매체는 ‘오타니가 다저스에서 뛰고 싶지 않다는 게 알려진다면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다저스가 오타니를 쫓지 않고 영입에 실패하는 결과가 벌어질 수 있다. 이는 변명거리도 없는 상황이다. 오타니를 샌프란시크소나 샌디에이고 등 지구 라이벌 팀들에게 보낸다면 모두가 용서할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다’라면서 ‘플랜B도 존재하지 않는 선수다. 오타니 다음으로 좋은 FA 선수는 벨린저겠지만 일어나지 않을 재결합이다. 최고의 트레이드 대상은 후안 소토지만 샌디에이고가 다저스로 보낼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 오타니만이 현재 다저스의 위기를 타개할 수 있는 선수라고 재차 강조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