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이 이기는게 첫 번째이다".
KIA 타이거즈 외야수 이우성(29)이 데뷔 이후 가장 행복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 규정타석에 미치지 못했으나 123경기 388타석에 들어섰다. 데뷔 처음으로 100안타(106개)를 돌파했다. 타율 3할5리 8홈런 55타점 39득점 OPS(장타울+출루율) 0.791를 기록중이다. 모두 커리어하이이다. 입단 11년만에 꽃을 활짝 피웠다.
이우성은 12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진가를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첫 타석은 범타로 물러났으나 0-3으로 뒤진 3회말 1사1,3루에서 우중간을 꿰뚫는 2루타를 작렬해 두 점을 뽑아냈다. 5-4로 역전한 이후 이어진 4회 1사 만루에서는 결정타가 아닌 유격수 병살타로 고개를 숙였다.
5-5로 팽팽한 7회 결정적인 타격을 했다. 1사1루에서 소크라테스가 2루 도루에 성공하자 롯데 필승맨 최준용을 상대로 좌익수 옆에 떨어지는 안타를 날려 홈에 불러들였다. 팀의 5강 희망을 이어가는 결승타가 되었다. 자신의 시즌 네 번째 결승타였다. 어엿한 팀의 핵심으로 활약한 것이다.
"전 타석에서 병살타를 치는 바람에 죄송했다. 소크라테스의 도루를 기다렸다. 다행히 득점권에 진출해주었다. 짧은 타구를 치려고 준비했는데 결과가 좋게 나왔다. (3회 2타점 2루타) 전날 5타수 무안타에 그쳤는데 외야 뜬공을 생각하고 쳤는데 운좋제 2타점 장타가 되었다"고 비결을 설명했다.
이우성은 올해 유난히 찬스에 강한다. 결승타 4개를 기록했고 득점권 타율이 3할1푼3리를 기록 중이다. 역시 데뷔 이후 가장 많은 타점과 결승타를 생산하고 있다. "득점권에 주자가 있으면 떨리고 생각이 많았다. 결과가 안좋았다. 감독님이 꾸준히 믿어주고 경기에 내보내주시니 한결 편해지고 강한 마음이 생겼다"며 이유를 밝혔다.
결혼과 함께 커리어하이 성적을 낸 이유도 아내 덕택이었다. "잘하든 못하든 강하게 현실적으로 말해준다. 힘들 때는 위로도 해주지만 어떨 때는 '정신 차리라'고 말할때도 있다. 와이프에게 또 감사하고 감사하다. 맛있는 밥을 해주는 와이프 덕택에 관리 잘하고 집중할 수 있어서 올해 좋았던 것 같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이우성의 진면목을 느낄 수 있는 말도 했다. 빛바랜 만루홈런보다 팀의 승리에 보탬이 되는 스퀴즈번트가 더욱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9월16일 광주 두산전에서 4회말 브랜든 와델를 상대로 생애 첫 만루홈런을 날렸으나 팀이 패배하는 통에 웃지 못했다. 3일 KT와 수원경기에서 9회초 1사1,3루에서 몸을 날리며 스퀴즈번트를 성공시켜 승리를 이끌었다.
이우성은 "스퀴즈번트를 성공하고 들어오는데 더그아웃에서 박수를 쳐주는데 소름이 돋았다. 팬들도 너무 크게 내 이름을 불러주셔서 닭살도 돋았다. 만루홈런 치고 진 것 보다 스퀴즈 번트 성공시키고 이긴 것이 너무 좋다. 팀이 이기는 것이 진짜 1번이다"며 웃었다. 마지막으로 "남은 3경기에서도 화이팅 하겠다"고 약속했다. 최형우, 나성범, 박찬호가 없어도 이우성이 있기에 KIA가 역전 5강의 희망을 놓치 않고 있는 것 같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