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전 명예 회복의 기회는 없었다. LA 다저스가 디비전시리즈에서 3전 전패로 조기 탈락하면서 클레이튼 커쇼(35)의 올해 포스트시즌 평균자책점은 ‘162.00’으로 남게 됐다.
다저스는 지난 12일(이하 한국시간) 2023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5전3선승제) 3차전에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 2-4로 패하며 시즌이 끝났다. 1차전 2-11, 2차전 2-4 패배에 이어 3차전까지 한 번도 리드하지 못하며 3연패 스윕으로 업셋을 당했다. 3년 연속 정규시즌 100승 이상 거뒀지만 90승 미만으로 성적이 낮은 팀들에게 가을야구 이변의 희생양이 되고 말았다.
만약 다저스가 2~3차전 중 1경기라도 이겼더라면 4차전 다저스 선발투수는 커쇼였다. 지난 8일 열린 1차전에서 ⅓이닝 6피안타 1볼넷 6실점으로 크게 무너지며 커리어 최악의 투구를 한 커쇼는 4차전 명예 회복을 준비했지만 3연패로 끝나면서 기회가 오지 않았다.
이로써 커쇼와 다저스의 1년 2000만 달러 계약은 끝났다. 다시 FA로 풀린 커쇼의 거취에 다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근 2년간 다저스와 1년 단기 계약을 해온 커쇼는 이맘때 시즌이 끝나갈 때마다 현역 은퇴 또는 고향팀 텍사스 레인저스 이적설이 나왔다.
미국 ‘디애슬레틱’은 이날 경기 후 ‘커쇼는 경기 내내 야구공을 손에 쥐고 4차전을 바랐지만 오지 않았다. 이제 그는 다시 투구를 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지난 몇 년간 오프시즌마다 커쇼는 다저스로 복귀할지, 고향팀 텍사스와 계약할지, 은퇴를 할지 3가지 길을 놓고 고민해왔다. 예상보다 이른 시기에 또다시 선택의 기로에 섰다. 앞으로 어떤일이 일어날지는 확신할 수 없다’고 전했다.
‘LA타임스’는 ‘커쇼는 남은 선수 생활 동안 1년 계약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문제는 남은 커리어가 있느냐는 것이다. 커쇼는 이번 오프시즌 의사 결정 과정이 지난 2년과 비교해 달라진 점이 있다고 인정했지만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았다’고 알렸다.
경기 후 커쇼는 “개인적으로 끔찍한 결말이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내가 팀의 승리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준 게 가장 아쉽다. 이기지 못하면 어떤 식으로 끝나든 실망스럽다.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애리조나가 잘 치고 잘 던졌다. 우리가 졌다”고 패배를 인정하며 아쉬워했다.
향후 거취에 대해 커쇼는 “지금 당장 어떻게 대답할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아직 계속 고민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디애슬레틱은 ‘커쇼가 결정에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면서 ‘6월말 다친 왼쪽 어깨에 대해 추가적인 검사를 고려하고 있다. 커쇼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어깨 상태는 시즌 막판 패스트볼 구속 감소와 커맨드 저하로 이어졌다’고 설명하며 몸 상태가 최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봤다.
네 아이의 아버지이기도 한 커쇼에겐 가족의 존재도 은퇴를 고민하게 만드는 요소. 지난 7월 ‘USA투데이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커쇼는 “만약 작년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했다면 은퇴했을지도 모른다. 내겐 4명의 자녀와 아내가 있기 때문에 많은 것을 고려해야 한다. 작년에는 (다저스 잔류) 결정이 쉬웠는데 올해는 솔직히 모르겠다”고 복잡한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