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퇴출 위기에 몰렸던 호세 로하스(두산)가 큰 경기에 강한 면모를 뽐내며 두산의 순위 경쟁을 이끌고 있다.
두산 베어스는 1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시즌 마지막 맞대결(16차전)에서 11-1로 승리했다. 5위 두산은 2연패에서 탈출하며 4위 NC와의 승차를 0.5경기로 좁혔다. 시즌 72승 2무 65패. 아울러 올해 NC전을 8승 8패 동률로 마쳤다.
승리의 주역은 로하스였다. 2번 지명타자를 맡아 4타수 3안타(1홈런) 2타점 3득점 맹타를 휘두르며 10점 차 대승을 이끌었다. 두산 이승엽 감독은 “선취점을 내줬지만 로하스의 동점포가 빠르게 나오면서 경기 흐름을 되찾아 올 수 있었다. 로하스는 이 홈런뿐만 아니라 3회 무사 1루에서 기습 번트를 대며 빅이닝의 발판도 마련해줬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로하스는 첫 타석부터 홈런포를 가동했다. 0-1로 뒤진 1회 1사 후 NC 선발 이재학의 초구 직구(143km)를 공략해 우월 동점홈런을 쏘아 올렸다. 9월 29일 LG전 이후 8경기 만에 나온 시즌 18호포였다.
2-1로 앞선 3회에는 무사 1루서 3루수 방면으로 상대 허를 찌르는 번트를 시도해 멀티히트를 달성했다. 후속 양의지의 3점홈런 때 홈까지 밟았다.
로하스의 방망이는 멈추지 않았다. 7-1로 리드한 4회 1사 1루서 1루주자 정수빈이 2루 도루에 성공한 가운데 1타점 3루타를 때려냈고, 양석환의 희생플라이 때 다시 한 번 득점에 성공했다.
로하스는 7회 선두로 등장해 사이클링히트에 도전했지만 NC 신민혁을 만나 아쉽게 루킹 삼진으로 물러났다. 로하스는 주심의 삼진콜에 납득하지 못하며 판정에 어필한 뒤 더그아웃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로하스는 경기 후 “순위 싸움이 치열하게 진행되며 매 경기가 중요한데 연패를 끊어 기쁘다. 팀 전체적으로 타격이 터지면서 승리할 수 있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사이클링히트 무산에 대한 생각도 들을 수 있었다 로하스는 “첫 타석부터 집중했고 어떻게든 출루하고 한 게 운 좋게 홈런으로 이어졌다”라며 “사이클링히트는 크게 의식하지 않았다. 내 운명이 아닌가보다. 지금은 내 기록보다 팀 승리가 우선이다”라고 팀퍼스트 정신을 뽐냈다.
총액 100만 달러에 두산맨이 된 로하스는 6월 말까지 55경기 타율 1할9푼2리 10홈런 27타점 OPS .678의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며 퇴출 위기에 처했다. 그러나 이영수 코치의 특별 멘탈 관리 아래 7월부터 마침내 리그에 적응하기 시작했고, 본격적인 순위싸움이 시작된 8월 월간 타율 3할5리를 시작으로 9월 2할7푼3리, 10월 3할8리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로하스의 남은 시즌 목표는 단순하면서 묵직했다. 그는 “남은 경기 오늘처럼 팀 승리에 보탬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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