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4년 전 KT 위즈는 KBO리그 10개 팀 가운데 최소 5개 구단이 기록하는 5할 승률에 축하 행사를 연 팀이었다.
KT 이강철 감독은 최근 현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부임 첫해였던 2019시즌 마지막 경기의 추억을 떠올렸다. KT는 당시 최종전이었던 9월 29일 수원 삼성전에서 7-0 완승을 거두며 71승 2무 71패 6위로 정규시즌을 마감했다. 5위 NC에 2경기 차이로 밀리며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지만 KT 구단은 경기 후 홈팬들 앞에서 창단 첫 5할 승률 기념 행사를 열었다.
이 감독은 “시즌 최종전을 마치고 구단에서 그라운드로 나와 팬들 앞에서 마이크를 잡아야 한다고 했다. 포스트시즌에 못 갔는데 무슨 소감을 말하나 했더니 창단 첫 5할 승률을 기념하는 행사라고 하더라. 우리가 그런 팀이었다. 조금은 부끄러웠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사령탑의 말대로 KT는 5할 승률에도 의미를 부여하는 KBO리그의 막내 구단이었다. 2015년 1군 진입 후 10위(52승 1무 91패)-10위(53승 2무 89패)-10위(50승 94패)-9위(59승 3무 82패)로 늘 최하위권을 전전했다. 전임 조범현, 김진욱 감독 등 유능한 지도자들이 구단 지휘봉을 잡았지만 1군 정착 및 신예 육성에는 성공했을지 몰라도 성적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KT는 2018년 10월 3년 총액 12억 원에 두산 수석코치였던 이 감독을 제3대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당시 KT 구단은 “팀 분위기를 쇄신하고 새로운 도약을 이끌 3대 감독으로서 이강철 신임 감독을 내정하게 됐다. 다년간 검증된 지도력뿐만 아니라 선수단의 체질 개선과 승리 의지를 고취시켜 줄 수 있는 적임자다"라고 선임 배경을 밝혔다.
KT는 이강철 감독 부임과 함께 팀명에 걸맞게 마법을 부리기 시작했다. 이 감독 주도 아래 강팀에게 요구되는 승리 DNA가 주입됐고, 체계적인 마운드 시스템과 철저한 관리야구 아래 고속 성장이 이뤄졌다. 그 결과 첫해 NC와 5강 싸움이란 걸 처음 해보며 6위로 시즌을 마쳤다.
타이트한 순위싸움을 처음 경험한 KT 선수들은 이강철호 2년차를 맞아 한층 더 성장했다. 시즌 초반은 불안했지만 이전과 다르게 경기를 거듭하면 거듭할수록 팀워크와 조직력을 발휘하며 정규시즌 2위(81승 1무 62패)의 매직을 선보였다. 비록 플레이오프에서 두산을 만나 1승 3패로 무릎을 꿇었지만 이 또한 그들에게는 값진 경험이었다. 이 감독은 이에 힘입어 3년 총액 20억 원에 재계약을 해냈다.
2021시즌 마침내 2년 동안 경험한 각종 시행착오가 결실을 맺었다. 이 감독이 캠프 때부터 공을 들인 데스파이네-쿠에바스-고영표-소형준-배제성 순의 리그 최강 선발진과 주권, 박시영, 이대은, 김재윤 등 필승계투진을 앞세워 타이브레이커를 통해 2015년 1군 입성 후 7년 만에 정규시즌 1위를 차지했고, 한국시리즈에서 가을의 강자 두산을 제압, 통합우승에 입맞춤했다.
이 감독은 지난해 KT를 4위에 올려놓으며 선수들에게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준플레이오프를 처음 경험시켰다. 그리고 올 시즌 초반 부상자 속출과 부진이 겹치는 악재 속에서 정규시즌 2위를 해내며 만년 약팀이었던 KT를 4년 연속 가을 무대로 이끄는 리더십을 선보였다. 특히 올해는 6월 초까지 꼴찌였던 팀을 2위로 도약시키는 마법 같은 한 시즌을 보냈다. 탄탄한 선발야구, 선수단과의 원활한 소통, 얇은 뎁스를 전력 극대화로 이끄는 용병술 등으로 대변되는 강철매직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KT의 성공시대를 연 이 감독은 전날 그 동안의 성과를 3년 24억 원 재계약으로 보상받았다. 이는 작년 11월 3년 22억 원에 SSG 랜더스와 재계약한 김원형 감독을 넘는 현역 사령탑 최고 대우였다.
KT 구단은 “선수단이 이강철 감독의 지도 아래 하나로 뭉쳐 매 시즌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선수들의 부상 등 어려운 시기에도 탁월한 리더십을 앞세워 극복했다”라며 “연고지인 수원 야구팬들에게 사랑 받는 지속 가능한 강팀을 만들 수 있는 검증된 지도자이기에 3년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고 이 감독에게 현역 감독 최고 대우를 한 이유를 설명했다.
오는 2026년까지 KT 지휘봉을 잡게 된 이 감독은 “2019시즌부터 구단의 아낌없는 지원과 선수단, 코칭스태프의 노력이 있었기에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 재계약을 해준 구단과 대표이사님께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꾸준히 강팀 반열에 오를 수 있도록 책임감을 가지고 선수단을 지도하겠다”라고 KT의 새로운 3년을 기대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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