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0·10·10위? 이것만은 정말 안 된다.
한화는 지난 10일 창원 NC전을 패하면서 10위로 내려앉았다. 지난달 10일 고척 원정 4연전을 모두 잡은 한화는 10위 키움과의 격차를 7경기로 벌려 탈꼴찌 싸움에서 안정권에 접어든 것 같았다.
그러나 이후 23경기에서 6승17패로 급격하게 추락하며 한 달 만에 키움에 역전을 당했다. 토종 에이스 문동주가 이닝 제한으로 시즌을 조기 마감했고, 중심타자 노시환도 항저우 아시안게임 차출로 13경기를 빠진 공백을 메우지 못했다. 투타 모두 힘이 떨어지면서 좀처럼 경기력이 살아나지 않았다.
키움이 11일 광주 KIA전에 패하면서 이날 경기가 없었던 한화는 0.5경기차 9위로 탈꼴찌했다. 키움이 13일 문학 SSG전 최종전을 남겨둔 가운데 한화는 3경기가 남아있다. 14~16일 대전 홈에서 롯데를 상대로 마지막 3연전을 치른다.
키움이 SSG에 승리하면 한화는 2승1패를 해야 탈꼴찌가 가능하다. 키움이 SSG에 패할 경우 한화는 1승2패만 해도 꼴찌를 면할 수 있다. 그러나 만약 3경기를 모두 내주면 키움이 져도 한화가 꼴찌를 하게 된다. 상상도 하기 싫은 최악의 시나리오.
최근 6연패로 흐름이 좋지 않은 한화라 안심할 수 없다. 상대팀 롯데도 지난 10일 가을야구 탈락이 확정됐지만 이종운 감독대행 체제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올해 상대 전적도 롯데가 9승4패로 한화에 무척 강했다.
한화로선 이런 상황에 몰린 것 자체가 참 안타까운 일이다. 지난 5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에게 성적 부진에 책임을 물어 경질하며 최원호 감독 체제로 전환한 한화는 6월21일부터 7월1일까지 8연승을 질주하며 중위권 경쟁에 뛰어들었다.
전반기를 5위 롯데에 2.5경기 뒤진 8위(34승40패4무 승률 .459)로 마쳐 후반기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후반기 들어 얇은 뎁스의 한계를 고스란히 드러내며 8연패, 6연패로 긴 연패를 반복했다. 후반기 22승39패2무(승률 .361)로 이 기간 9위에 그쳤다.
만약 한화가 또 10위로 마치면 2020년부터 4년 연속으로 꼴찌가 된다. 앞서 4년 연속 꼴찌는 롯데가 있었다. 8개 구단 체제였던 2001~2004년 4년 연속 8위로 마쳤다. 10개 구단 체제에서 4년 연속 꼴찌는 없었다. 한화가 초유의 불명예를 쓸 수도 있는 것이다. 롯데와 함께 9번으로 역대 최다 꼴찌를 했는데 이대로라면 첫 10번째 꼴찌가 될 수도 있다.
신인 드래프트를 생각하면 9위보다 전체 1순위 지명권을 얻을 수 있는 10위가 더 낫긴 하다. 실리로 따지면 꼴찌가 낫지만 전국 1차 지명, 전면 드래프트로 3년 연속 최대어 신인을 확보한 한화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기나긴 리빌딩의 마침표를 찍고 도약해야 할 시기에 또 꼴찌라면 보살 팬들도 받아들이기 어렵다. 롯데와의 마지막 3경기에서 어떻게든 최악의 불명예를 피해야 한다. 자력으로 2승만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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