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36)이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동행을 이어갈까. 토론토 구단에서 재계약 여지를 남겨둔 가운데 현지 언론에서도 1년 재계약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미국 ‘디애슬레틱’은 지난 11일(이하 한국시간) 토론토의 오프시즌에 대한 궁금증을 다뤘다. 그 중 하나가 FA로 풀리는 류현진의 복귀 여부. 로스 앳킨스 토론토 단장은 지난 8일 시즌 결산 기자회견에서 내부 FA 선수들과 관련해 “류현진이 대안이 될 수 있다”며 재계약 가능성을 열어놓은 바 있다.
디애슬레틱 토론토 담당 케이틀린 맥그래스 기자는 ‘블루제이스가 류현진을 다시 데려와야 할까’라는 물음을 던지면서 ‘토미 존 수술에서 성공적으로 복귀한 류현진의 활약은 올 시즌 후반기 팀의 최고 스토리 중 하나였다. 11번의 선발등판에서 평균자책점 3.46을 기록한 류현진은 토론토의 안정적인 5선발로 활약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2020년 시즌을 앞두고 체결한 류현진과 토론토의 4년 8000만 달러 계약은 만족스러운 결말을 맺었다. 이 계약은 토론토의 포스트시즌 경쟁 시대를 알린 것으로 여겨진다’고 평가했다. 류현진 영입 전까지 3년 연속 가을야구에 실패한 토론토는 류현진 영입을 시작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하며 4년간 3번이나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계속해서 맥그래스 기자는 ‘류현진은 다음 시즌 37세가 되며 올해 평균 89.8마일(144.5km) 포심 패스트볼을 던졌다. 앞으로도 계속 투구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며 ‘시즌 마지막 선발등판 이후 류현진은 자신의 미래에 대해 아직 많은 생각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만약 류현진이 1년 더 풀시즌을 원한다면 토론토가 바람직한 장소가 될 수 있다. 그는 이미 클럽하우스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고, 조직에서도 편안함을 느끼고 있다’며 잔류 가능성을 봤다. 토론토에서 4년을 몸담은 류현진은 구단과 선수들 모두 익숙하다. 다른 팀으로 이적한다면 새로 적응해야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토론토에선 그럴 필요가 없다.
토론토 입장에서도 류현진 같은 검증된 베테랑 선발이 있으면 든든하다. 하지만 토론토가 류현진을 얼마나 원하고, 어떤 조건을 제시할지가 관건이다. 맥그래스 기자는 ‘선발 로테이션에 남은 자리가 하나밖에 없기 때문에 토론토 구단은 알렉 마노아나 다른 젊은 선발투수들을 위해 그 자리를 비워두길 원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토론토는 케빈 가우스먼(2026년), 호세 베리오스(2028년), 크리스 배싯(2025년), 기쿠치 유세이(2024년) 등 1~4선발 모두 내년까지 계약이 되어있고, 입지도 안정적이다. 올해 부진하긴 했지만 25세에 불과한 마노아가 반등하면 류현진에게 풀타임 선발 자리가 주어지지 않을 수 있다. 보장된 선발 기회를 원한다면 류현진이 토론토를 떠날 수밖에 없다.
토론토가 마노아를 어떻게 평가할지가 류현진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1년 전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3위 투수였던 마노아는 올해 제구 난조 속에 두 번이나 마이너리그로 강등됐다. 앳킨스 단장은 “성공가도를 달리던 투수가 마이너로 내려가는 것은 받아들이기 매우 어렵다. 마노아는 그 결정에 동의하지 않았고, 약간 좌절감이 있었다. 하지만 그는 트레이드를 요청하지 않았다. 우리는 그와 함께 해결책을 찾는 데 집중하고 있고, 그가 성공할 수 있는 위치로 올려놓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동행 의지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