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양현종이 기적을 기대하는 역투를 펼쳤다.
양현종은 11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 선발등판해 쾌투를 펼쳤다. 8회까지 마운드를 굳게 지키며 6피안타 무사사구 6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팀의 11-0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9월1일 SSG전 승리 이후 40일, 7경기만에 승리를 따냈다. 시즌 8승.
역전 5강의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양현종의 호투가 절실했다. 한 달 넘게 승기가 없던터라 불운이 이어질 수 도 있었다. 그러나 기우에 불과했다. 타선이 5회까지 무려 11점을 뽑아주며 화끈한 지원을 했다. 양현종도 키움 타선을 완벽하게 통제했다. 선두타자의 출루를 허용하지 않았다.
1회1사후 도슨에게 좌전안타를 맞았으나 이주형을 병살로 요리했다. 2회와 3회는 삼자범퇴로 막았고 4회 2사후 이주형에게 두 번째 안타를 내주었다. 또 5회와 6회도 삼자범퇴로 처리했다. 7회도 마운드에 올라 1사후 이주영에게 유격수 글러브를 맞고 튕기는 중전안타를 허용했을 뿐이다.
7회를 마쳤는데 투구수는 78구에 불과했고 8회도 마운드에 올랐다.1 사후 박찬혁, 김동현, 박수종에게 연속안타를 맞고 만루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침착하게 김혜성을 3루수 파울플라이로 잡고 예진원도 돌려세우고 기어코 영의 숫자를 8회까지 채우는데 성공했다.
이날 호투로 9월 이후 2승에 그쳤지만 뜨거운 가을을 이어가고 있다. 9월 이후 평균자책점 2.28의 짠물 투구를 했다. 6월과 8월 갑작스러운 대량실점으로 우려를 안겼지만 완전한 에이스로 돌아왔다. 양현종은 17일 NC와의 시즌 최종전에 등판할 것으로 보인다. 어쩌면 팀의 역전 5강이 결정나는 경기일 수도 있다.
8승을 거두었지만 남은 등판이 최대 1회에 불과해 9년 연속 10승에는 실패했다. 대신 또 하나의 귀중한 기록이 남았다. 이날 8이닝을 던져 164이닝에 도달했다. 최종전 등판여부가 결정되지 않았지만 6이닝을 소화하면 자신의 독보적 기록 9년 연속 170이닝에 성공할 수 있다.
경기후 양현종은 결연한 목소리로 자신의 기록보다는 팀 승리를 강조했다. "내 기록보다는 우리는 매경기 한국시리즈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겨야만 (역전 5강) 경우의 수를 따질 수 있다. 무조건 이기자 최선을 다하자고 주문하고 있다. 초반 점수를 많이 뽑아주어 편하게 던질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닝은 당연히 해야 한다. 내세울 것은 이닝이다. 아프지 않고 오래 이닝을 던지는 것이 스스로의 약속이다. 항상 시즌을 시작할때 목표 수치를 잡는다. 많은 이닝을 던져 팀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 당연한 것이 해야할 임무이다"며 이닝에 대한 강한 애착을 보였다.
아울러 자신의 마지막 등판에서 기적이 일어나기를 기대했다. "프로에서 여러 게임을 해봤다. 우리에게 마지막 기회가 올 것이라 생각한다. 오늘 8회만 던지고 내려온 것도 마지막 경기를 위한 것이다. 우리들이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한다면 기회가 올 것이다. 마지막 등판을 준비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