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우의 수는 부질없는 것일까?
KIA 타이거즈의 2023 가을희망이 희미해지고 있다. 지난 10일 SSG 랜더스와 광주경기에서 접전을 펼치다 5-6으로 무릎을 꿇었다. 3연승이 끝나면서 자력으로 5강 가능성도 훨씬 줄어들었다. 남은 5경기를 모두 이기고, SSG NC 두산 등 3위 전쟁 트리오가 모두 급추락하는 조건이 있어야 가능하다.
김종국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많이 이겨 놓고 봐야 한다. (16~17일)NC와 마지막 2연전이 승부처가 되는게 최선이다. 우리가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상대 성적도 봐야 한다. 오늘 경기가 중요하다. 내일이 없다. 무조건 이겨야 한다. 선발과 불펜들이 이길 수 있는 경기를 잘 만든다. 타자들이 빅이닝은 아니지만 찬스에서 집중해서 점수를 낸다"며 각오를 드러냈다.
그러나 뼈아픈 한 점 차 패배였다. 먼저 1회말 김광현을 상대로 2점을 얻었으나 잘 던지던 선발 파노니가 4회 4실점하며 흔들렸다. 다시 동점을 만들었으나 윤중현이 두 점을 추가로 내주며 승기를 건넸다. 9회말 2사후 한 점을 추격했으나 마지막 힘이 모자랐다. 나성범 최형우 박찬호의 부재를 느낄 수 밖에 없었다.
물론 경우의 수를 따지면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두산이 10일 KT 위즈에게 패배하면서 5위로 밀렸다. 현실적으로 SSG와 NC를 상대로 뒤집기는 힘들고 두산이 추격 후보가 됐다. 승차는 3경기이다. 5경기에서 3경기차를 뒤집기는 쉽지 않다. 두산과 동률을 만들어 타이브레이크로 단판 승부를 거는 경우의 수가 있다.
KIA가 5전 전승-두산 3승4패, KIA 4승1패-두산 2승5패 이런 식의 성적이 만들어져야 한다. 두산이 7경기에서 4승을 거두면 불가능하다. 두산과의 13일 잠실 맞대결도 반드시 이겨야한다. 패한다면 트래직 넘버 2가 한꺼번에 줄어든다. 두산의 불행을 기원하는 경우의 수이다. 더욱이 NC 20승 투수 에릭 페디가 3위 전쟁을 위해 여차하면 16~17일 경기에 등판할 수도 있다.
결과적으로 SSG와 최근 3경기를 모두 내준 것이 뼈아픈 결과로 돌아왔다. 추석연휴기간 9월30일과 10월1일 SSG 인천 2연전 모두 초반 리드를 잡지 못하고 연장 끝내기 패배를 당한 것이 치명적이었다. 한 경기라도 잡았다면 충분히 경쟁할 수 있는 구도가 됐을 것이다. 10일 경기도 한 점 차 패배였다. 이제는 전승만이 살길이다. 그리고 기적을 바라보아야 한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