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만 같다".
이렇게 환골탈태를 할 수 있을까? 2022 2차 1라운드에 낙점을 받았다. 시범경기까지 불펜의 히든카드로 높은 평가를 받았으나 개막 뚜껑을 열자 달랐다. 고작 6이닝만 던졌고 평균자책점 13.50이나 됐다. 제구는 들쑥날쑥, 스피드는 140km이 되지 않았다. 모두 함량 미달이었다.
1년만에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되었다. 야생마 같은 역동적인 투구폼으로 타자들을 압도했다. 150km까지 던지는 등 좌완특급으로 변신했다. 마무리로 나서는 등 좌완 필승맨으로 우뚝섰다. 10일 현재 57경기에 등판해 58⅓이닝을 던졌고 6승(3패)3세이브12홀드 평균자책점 2.16을 기록했다.
개막부터 각광을 받기 시작했고, 올스타 팬투표에 중간투수로 당당히 선정됐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에도 발탁을 받았다. 대회가 1년 연기되는 바람에 행운까지 찾아왔다. 대만과의 결승전 포함해 4경기에서 무실점 투구로 금메달의 주역까지 됐다. 꿈같은 일들이 계속 일어났다. 1년 만에 드라마틱한 변신이었다.
최지민은 지난 10일 SSG 랜더스와 광주 경기를 앞두고 1군에 복귀했다. "많은 분들이 어렵다고 하셨는데 서로 다 하나 되어 금메달이라는 성과를 얻어 기쁘고 행복하다. (대만과 결승전 호투) 선발 문동주가 워낙 잘 던졌다. 불펜싸움 시작됐고 첫 스타트로 잘 이어주고 싶었다. 결과적으로 잘 던져서 기분이 좋다"고 금메달 소감을 밝혔다.
이어 "올시즌은 굉장히 행복하고 감격스러운 한 해이다. 올스타전도 나가고 태 극마크도 달고 금메달도 땄다. (박)영현이랑 장난삼아 '작년에 아시안게임 했으면 못왔을텐데'라고 말했다. 올해 좋은 성과 이루어 꿈만 같았다. 친구들이랑 같이 가는 것도 좋았고 다들 좋은 활약해서 뿌듯했다"며 웃었다.
금메달 획득에 주전투수로 활약하며 상당한 자신감도 함께 얻었다. 더 큰 국제무대에 대한 의지도 보였다. "좋은 성과 거두고 돌아와 자신감 많이 생겼다. 더 큰 무대에 도전하고 싶은 생각도 가졌다. 불러만 주시면 얼마든지 나가고 싶다. 좋은 경기 좋은 성과를 거두고 싶다"며 자신감도 보였다.
1년만에 환골탈태한 비결도 설명했다. 많은 훈련과 비시즌 기간 호주리그에서 뛰었던 점을 꼽았다. "작년 2군에서 많은 훈련을 했고 질롱코리아에서 많이 던지며 자신감 찾았다. 이것이 전환점이었다. (작년 12월) 질롱에서 부터 쉼없이 달려와도 성과가 있어 힘들다는 생각은 안든다"며 웃었다.
최지민은 "금메달은 어제까지 즐겼다. 팀에 올라갈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KIA는 이날 5-6으로 패하면서 역전 5강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남은 5경기를 모두 이기고 다른 팀이 부진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 그럼에도 최지민의 등장은 2023 타이거즈 으뜸 뉴스임에는 틀림없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