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를 벼랑 끝으로 내몬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는 특급 신인 외야수 코빈 캐롤(23)이 있다. 신인답지 않은 타격으로 다저스를 거세게 몰아붙이고 있다.
캐롤은 1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치러진 2023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5전3선승제) 2차전에 1번타자 우익수로 선발출장, 2타수 1안타 3볼넷으로 4출루 활약을 펼치며 애리조나의 4-2 승리를 이끌었다.
1회 시작부터 다저스 선발 바비 밀러에게 풀카운트 볼넷을 골라내며 3득점 기선 제압의 발판을 마련한 캐롤은 2회에도 1사 2루에서 밀러에게 볼넷을 얻어냈다. 투스트라이크 불리한 카운트에서 4개의 볼을 던지게 하며 밀러를 괴롭혔다. 7회에는 조 켈리의 싱커를 밀어쳐 좌전 안타를 쳤고, 9회에는 자동 고의4구로 걸어나갔다.
캐롤은 1차전에서도 1회 클레이튼 커쇼에게 중전 적시타로 선취점을 만들며 6득점 빅이닝의 서막을 알렸다. 2회 솔로 홈런 포함 5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활약한 데 이어 연이틀 다저스 마운드를 공략했다. 앞서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와일드카드 시리즈 2경기 포함 이번 포스트시즌 4경기 타율 5할(14타수 7안타) 2홈런 4타점 5볼넷 2삼진 OPS 1.632로 대폭발하고 있다.
가을야구가 처음인 신인이지만 놀라운 집중력으로 애리조나의 가을야구 4연승 돌풍을 이끌고 있다. 경기 후 토레이 로불로 애리조나 감독은 공식 인터뷰에서 “캐롤은 상황에 따라 타석에서 요구되는 것을 이해하고, 실행할 줄 아는 놀라운 재주를 가졌다. 23살이라는 게 믿기지 않는다. 앞으로 10년간 우리 팀 선수라는 사실에 감사할 따름이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아일랜드계 미국인 아버지와 대만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좌투좌타 외야수 캐롤은 2019년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16순위로 애리조나에 지명된 특급 유망주 출신. 178cm, 74kg 작은 체구로 폭발적인 스피드와 컨택 능력을 주목받았는데 마이너리그에서 장타력까지 향상됐다. 전형적인 호타준족으로 성장을 거듭했고, 지난해 8월말 빅리그 콜업을 받아 데뷔했다. 32경기 타율 2할6푼(104타수 27안타) 4홈런 14타점 OPS .830으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캐롤의 잠재력에 확신을 가진 애리조나는 빠르게 연장 계약을 추진했다. 올해 3월 시즌을 앞두고 8년 보장 1억1000만 달러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 2031년 팀 옵션이 실행되면 최대 1억3400만 달러가 되는 계약으로 2029~2031년 연봉 인상 조건이 포함됐다. 메이저리그 서비스 타임 100일 미만에 해외리그 경험이 없는 선수 중 역대 최고액 계약으로 캐롤을 일찌감치 묶었다.
애리조나가 장기 계약한 이유를 캐롤이 풀타임 첫 시즌부터 보여줬다. 올해 외야 3개 포지션을 넘나들며 타율 2할8푼5리(565타수 161안타) 25홈런 76타점 116득점 54도루 OPS .868로 활약했다. 3루타는 10개는 리그 최다 기록. 첫 올스타에 선정됐고, NL 신인상 수상도 유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