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쇼헤이가 그랬던 것처럼 웨이트 트레이닝에 힘을 쓰면서 몸을 키웠다. 18세 청년은 자신의 우람한 체구에 걸맞는 단호한 소신과 단단한 각오로 프로에 데뷔하려고 한다. 롯데 자이언츠 2024년 1라운더 신인 전미르(18)는 오타니처럼 투타겸업에 도전한다.
오타니는 모두의 편견과 우려를 극복하고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투타겸업으로 성공을 거뒀다. 투수로는 에이스, 타자로는 홈런 타자로 군림하며 ‘만화 야구’를 현실화 시켰다. 2021년 23경기 투수로 23경기 130⅓이닝 9승2패 평균자책점 3.18, 156탈삼진의 기록을 남겼고 타자로 155경기 타율 2할5푼7리 46홈런 100타점 26도루 OPS .965의 성적으로 아메리칸리그 만장일치 MVP를 따냈다.
올해는 팔꿈치 수술로 시즌을 조기에 마감해야 했지만 투수로 23경기 132이닝 10승5패 평균자책점 3.14, 167탈삼진의 기록을 남겼다. 그리고 타자로는 135경기 타율 3할4리 44홈런 95타점 20도루 OPS 1.066의 기록을 달성했다. 아메리칸리그 홈런 1위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올해 다시 한 번 MVP 수상이 유력하다.
전미르는 이러한 오타니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한국의 오타니’다. 이제는 ‘롯데의 오타니’라고 불릴 예정. 최근 고교야구도 투수면 투수, 타자면 타자로 전업을 하는 추세지만 전미르는 투수와 타자 모두 놓치지 않았다. 경북고에서 투수로 최고 151km의 강속구를 뿌리면서 18경기 67⅔이닝 5승1패 평균자책점 1.32, 54탈삼진 15볼넷 8사구의 수준급 기록을 남겼다. 타자로도 27경기 타율 3할4푼6리(81타수 28안타) 3홈런 32타점 22볼넷 13삼진 OPS 1.032의 기록을 남겼다. 투수와 타자 모두 재능을 과시했고 프로 지명도 투수 겸 타자로 지명을 받았다.
성민규 단장은 “전미르는 모두가 아는 것처럼 투타를 모두 할 수 있는 뛰어난 운동능력이 있어서 고민없이 1픽으로 지명했다. 그리고 그라운드에서 보여준 승부욕에 높은 점수를 줬다”라고 지명 이유를 밝혔다. 그리고 “투수든 타자든, 결국 전미르가 보여줘야 한다. 일단 지명타자-투수로 봐야 할 것 같다. 본인이 실력으로 증명해야 한다. 기회는 줄 것이다”라면서 투타겸업 가능성을 열어뒀다.
전미르는 지난 5일 사직 LG전에 진행된 ‘루키 데이’ 행사에서 시구자로 나서며 롯데 팬들 앞에 첫 선을 보였다. 마운드에 올라선 전미르는 포수 유강남을 향해 강하고 정확한 공을 던지며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프로필 상의 체격조건은 188cm 95kg. 실제로 봐도 당당하고 탄탄한 체구는 고교선수로는 믿기지 않을 정도다. 당장 프로선수의 몸이라고 믿어도 될 정도다. 다른 고교 선수들과 다르게 전미르는 웨이트 트레이닝에 열중했다. 오타니도 웨이트 트레이닝만큼은 빼놓지 않고 한다고.
그는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일주일에 5~6회 정도 웨이트 트레이닝을 했다. 남들보다 더 했다”라고 설명했다. 사실 아직 골격과 근육이 형성되지 않은 성장기의 학생 선수들에게 웨이트 트레이닝은 안 좋다라는 얘기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얘기에 전미르는 “그건 편견이다”라면서 자신의 소신을 단호하게 밝혔다. 당당한 체구에서 나오는 자신감이기도 했다.
롯데 선수로서 롤모델은 투수로는 김원중, 타자로는 전준우다. 전미르는 “김원중 선배님은 마운드 위에서 자신감이 많이 보이셔서 그것을 본받아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고 “전준우 선배님은 잘 치고 잘 달리신다. 전준우 선배님처럼 잘 치고 잘 달리는 선수가 되고 싶다”라고 설명했다.
이제 전미르는 고교선수의 허물을 벗고 프로선수로서 거듭나기 위한 과정에 나선다. 신인 선수들은 오는 14일부터 김해 상동구장에 합류해 본격적인 프로 훈련을 받는다. 그리고 오는 10일부터 열리는 KBO 교육리그에도 뛸 수 있을 전망.
KBO 교육리그는 10일부터 29일까지 약 3주간 진행되며 LG, 롯데, NC, KIA, 상무와 일본 소프트뱅크 등 국내 5개 팀, 해외 1개 팀이 참가하여 총 31경기를 치른다. 선수들에게 보다 다양한 경험 제공을 목적으로 일본 NPB의 소프트뱅크 구단을 초청해 12경기를 진행한다. 전미르를 비롯한 2024 신인 선수들은 15일부터 출장이 가능하다.
이 과정에서 전미르는 투타겸업의 가능성을 타진할 전망이다. 전미르는 “저는 투수와 타자를 모두 하고 싶다. 제가 잘해야 한다. 시켜주시는대로 다 할 것이다”라면서 의욕을 내비쳤다.
전미르는 김원중과 전준우의 재능을 모두 갖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과연 이 두 재능을 그라운드 위에서 한 번에 펼칠 수 있을까. 롯데의 오타니로서 시험대가 교육리그부터 열리게 된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