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만 내면 대박일텐데...
지난 8일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벌어진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는 많은 관중이 찾았다. 1만6000여 명 관중석을 메웠다. 가을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휴일인데다 9월 24일 이후 첫 홈경기라는 점도 작용했다. 2024 신인들이 첫 인사를 하는 날이기도 했다.
KIA는 후반기 9연승을 달리며 한때 2위에 2경기차까지 접근하는 등 상승세를 그었다. 그러나 박찬호 나성범 최형우 등 주전타자들이 부상으로 시즌을 마감하는 통에 급전직하했다. 이제는 5위 NC와 3경기 차로 벌어진 6위이다. 남은 7경기에서 쉽지 않는 역전을 해야한다. 어쩌면 실망스러운 6위 인데도 구름관중들이 몰려와 열띤 응원을 했다.
물론 삼성 팬들도 1루측 관중석을 가득메워 응원전을 펼쳤다. KIA 팬들의 열성적인 응원은 유명하다. 전국 어디든 많은 팬들이 몰려들다. 잠실구장, 문학구장, 고척돔, 수원구장 등 수도권 원정경기를 가면 원정석을 꽉 채워준다. 그래서 다른 구단 선수들은 부러움을 산다. 실제로 선수들이 트레이드로 KIA 유니폼을 입으면 가장 놀랍고 고마움을 느끼는 대목이 팬들의 열성적인 응원이다.
구단의 지원도 막강하다. 송호성 구단주는 지난 8일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에게 최신형 태블릿 PC를 선물했다. “타이거즈 팬들을 위해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하는 선수단의 모습이 큰 감동이었다. 선수단 여러분은 타이거즈 팬들의 자존심이자 활력소라는 것을 항상 가슴 속에 새겨달라”며 “최근 부상선수가 많아 힘들겠지만 시즌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최선을 다해달라”는 내용의 격려글도 함께였다.
이처럼 KIA는 선수들에게 많은 지원과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원정숙소도 1인1실로 배정하기도 하고 선수들의 공간인 라커룸은 국내 구단 가운데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기아 자동차가 모기업이니 원정버스도 울트라 프리미엄급 수준이다. 기아 자동차를 구입하면 할인도 해준다. 성적만 올린다면 연봉도 걸맞게 올려준다. 팀 성적을 위해서라면 초대형 거물급 FA 영입도 마다하지 않는다.
다수의 스폰서들이 선수들에게 안겨주는 각종 상금도 두둑하다. '인크커피'에서 운영하는 홈런존(200만원)과 주간 MVP(100만원) 및 주간 수비상(100만원)도 있다. 롯데백화점, 밝은안과21 등이 수여하는 각종 월간 MVP와 경기 MVP가 주어진다. 감독이 직접 선정하는 감독상도 따로 있다. 짭짤한 가욋돈을 심심치 않게 받아갈 수 있다.
최근 KIA를 떠난 한 지도자는 "KIA가 선수들에게 잘해준다. KIA에서 선수생활 하는 것을 행복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6등을 하고 있어도 이런 열띤 응원과 지원을 받는데 1등을 하고 있다면 말 그대로 대박이다. 지난 2017년 11번째 통합 우승 당시 챔피언스필드는 처음으로 꿈의 100만 관중을 돌파했다. 2018시즌 선수들의 연봉규모는 10개 구단 가운데 단연 1위였다. 선수들이 야구를 잘해야 하는 이유이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