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뛰어도 다 잡을 수 있다".
KIA 타이거즈는 2024 신인 드래프트에서 10명을 낙점했다. 1라운드에서 강릉고 우완 투수 조대현을 뽑았고 두 번째(3라운드)는 고교 포수 랭킹 1위 이상준(경기고)을 과감하게 선택했다. 포수 가운데 가장 높은 순위에서 낙점했다. 그만큼 이상준에 대한 기대치가 높다.
이상준은 지난 8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예비동기들과 함께 관중들에게 첫 인사를 했다. 이날은 휴일을 맞아 1만6000여 명의 관중들이 찾아 예비 신인들의 우렁찬 각오에 많은 박수를 보냈다. 야구선수로 키워준 아버지의 시구를 직접 포구도 했다. 프로 최고의 포수를 다짐하는 뜻깊은 첫 인사였다.
행사를 마치고 기자실을 찾은 이상준은 한 눈에 봐도 포수였다. 100kg가 넘는 듬직한 체구는 어떤 볼이든 넙죽 넙죽 다 받아낼 것 같았다. "KIA에서 내 이름 지명해서 영광이었다. KIA는 강팀이다. 우승 11번을 했고 TV를 켜면 항상 이겼다. 오늘 유니폼 치수 재고 장비 받고 인사드리니 프로가 됐구나라고 생각했다. 유니폼이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시구때) 아빠가 직구 던질 줄 알았는데 커브 던져서 당황했다"며 웃었다.
KIA는 갑자기 포수 왕국이 됐다. 베테랑 김태군을 트레이드로 영입했고 2018 1차지명 한준수가 전역과 함께 급성장해 제2의 포수로 뒤를 받치고 있다. 내년에는 권혁경이 군복무를 마치고 복귀한다. KIA가 이상준을 낙점한 것은 프로포수들과 견줄 수 있는 강력한 어깨을 갖췄다는 점이다. 이상준이 1군 포수가 되려면 그만큼 노력과 시간, 그리고 경쟁을 뚫어야 한다.
이상준은 수비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다른 포수보다 훨씬 먼저 뽑혀 자부심 갖고 잘하겠다. 누가 뛰어도 다 잡을 수 있는 어깨, 어디에 볼이 꽂혀도 다 막고 잡을 수 있다. 프로에서 기술과 체력관리 노하우, 투수 리드하는 방법을 배우겠다. 한준수 선배를 배우고 싶다. 올해부터 봤는데 수비도 타격도 안정되어 보인다"고 말했다.
타격에서는 나성범을 롤모델로 꼽았다. "수비가 먼저이지만 1군에서 뛰려면 타격도 잘해야 한다. 타자는 나성법 선배을 배우고 싶다. 기복이 없는 것 같다. 너무 못치다가 너무 잘치는 스타일이 아니다. 그래서 존경스럽다"고 말했다. 동시에 포수로 나성범 공략법을 질문받자 "일단 (유인구로 방망이가) 따라오게 만들어 잡겠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의외로 체중관리를 최우선 목표로 내걸었다. 올해 타격성적이 부진한 것도 체중관리 실패에 있었기 때문이다. "체중 관리가 첫 번째이다. 올해 관리 실패했다. 여름에 힘들어 108kg까지 올라갔다. 프로에서 최중 관리만 생각하고 두 번째는 수비이다. 98kg 정도가 적당하다"며 수치를 내걸었다.
마지막으로 좌우명도 소개했다. "항상 장비에도 써놓고 있다. 자승자강이다. 나를 이겨야 강한 사람이 된다고 생각한다. 고교 코치님께서 머리에 넣어놓고 살아라고 하셨다. 항상 생각하고 있다. 지명목표가 아니라 빨리 1군에 올라오는게 목표이다. (타자로) 해결하고 (포수로) 막고 잡는 인상을 주고 싶다"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