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거지(억지)로 했다".
KIA 타이거즈 마무리 정해영(21)이 고난의 시즌에도 의미있는 기록을 세웠다. 타이거즈 사상 최초로 3년 연속 20세이브 고지를 밟았다.
8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팀간 15차전에 마지막투수로 등판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승리를 지키고 시즌 20번째 세이브를 따냈다.
2-1로 앞선 9회초 터프 상황이었다. 선두타자 피렐라에게 2루수 옆으로 빠지는 안타를 맞고 위기에 몰렸다. 이재현의 보내기 번트타구를 잡아 1루에 착실하게 보내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이어 김현준에게는 강타구를 맞았으나 2루수 정면으로 굴러갔다. 2루수 최정용의 송구가 떴으나 키가 큰 1루수 오선우가 껑충 잡이 모서리를 찍고 힘겹에 투아웃을 만들었다. 대타 오재일은 어렵게 승부해 볼넷으로 내보냈다.
또 대타 김동영이 타석에 들어서자 연속 볼넷으로 흔들렸으나 강한 직구를 몸쪽으로 뿌려 기어코 3루수 파울플라이로 유도했다. 까다로운 타구를 김도영이 잘 잡아내 세이브를 안겼다.
정해영은 지난 2021시즌 34세이브를 따내고 레전드 선동열(33세이브)의 기록을 넘고 임창용과 최다 세이브 타이를 기록했다. 2022시즌은 33세이브를 따내 최연소 2년연속 30세이브 고지를 밟았다. 이어 20세이브를 따내 구단 최초 기록을 세웠다.
임창용인 99시즌을 마치고 삼성으로 이적하면서 세이브행진을 중단했다. 이후 3년 연속 20세이브는 나오지 않았지만 정해영이 기록을 세웠다. 특히 올해 시즌 중반까지 구속이 나오지 않아 2군까지 내려가는 등 힘겨웠던 시기를 보낸터라 의미도 크다.
그럼에도 현재의 구위에 대해서는 불만족스럽다. 경기후 정해영은 "깔끔하게 막지 못했다. 어거지로 세이브를 했다. 삼자범퇴로 막았다면 기분좋고 자부심이 더 있었을 것이다. 수비수들이 도와주어 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계속 세이브를 하고 있는데 솔직히 만족스러운 세이브는 몇 개 안된다. 이번 장기원정(12경기)에서 많이 좋았다. 오늘은 좀 만족스럽지 못했다. 기복을 많이 줄여야 한다. 공이 좋아도 맞을 때는 맞더라. 공이 안좋아도 세이브할때도 있다. 일단 경기를 마무리 짓는 결과만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점수 안주고 좋았지만 벤치와 관중분들이 다 마음을 졸이면서 보시는 것 같다. 편안하게 잘 막아야 한다. 이제 시즌 마지막이나 일단 잘 유지하고 끝나면 새롭게 시작하겠다. 가을야구 포기하지 않았다.다같이 힘내서 최대한 많이 이기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고 다짐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