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맞아서라도 나가려고…” 악바리 근성으로 이뤄낸 데뷔 첫 3안타, 56억 외야수 공백을 메우다 [오!쎈 잠실]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3.10.08 22: 30

체력 저하를 호소한 정수빈이 9번으로 내려가며 1번타자 자리에 공백이 생긴 상황. 그러나 두산의 걱정은 기우였다. 악바리 근성을 장착한 백업 김태근이 3안타를 치며 리드오프 역할을 훌륭히 수행했기 때문이다. 
두산 베어스는 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즌 15차전에서 2-1로 승리했다. 이날 결과로 전날 패배 설욕과 함께 2연패에서 탈출하며 시즌 71승 2무 63패를 기록했다.
김태근은 1번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 맹타를 휘두르며 승리에 기여했다. 1회 첫 타석부터 롯데 좌완 에이스 찰리 반즈의 초구에 중전안타를 치며 8월 25일 잠실 SSG전 멀티히트 이후 45일 만에 안타를 맛봤다. 이후 3회 내야안타로 일찌감치 멀티히트를 달성하더니 7회 구승민의 초구에 좌전안타를 날리며 데뷔 첫 한 경기 3안타를 달성했다. 

3회말 2사 두산 김태근이 유격수 앞 내야안타를 때리고 있다. 2023.10.08 / rumi@osen.co.kr

김태근이 선발 리드오프를 맡은 건 9월 3일 사직 롯데전 이후 약 한 달 만에 일. 주전 리드오프 정수빈이 체력 저하를 호소하며 9번으로 내려갔고, 이승엽 감독은 활발한 플레이와 근성이 강점인 김태근에게 1번타자를 맡겼다. 
두산 김태근 / OSEN DB
김태근은 경기 후 “9경기가 남은 가운데 2연패 중이었다. 선발 출전 이야기를 듣고 리드오프로 나간 만큼 3출루를 목표로 삼았다. 몸쪽 승부가 들어오면 몸에 맞아서라도 무조건 나가겠다고 생각했다. 그 목표를 이뤄 다행이다”라고 승리 소감을 남겼다.
한 달 만에 1번에 배치됐지만 심리적 압박감은 크게 없었다. 김태근은 “상무 때도 꾸준히 리드오프로 출장했기 때문에 특별히 긴장되는 건 없다. 경기를 시작하는 중요한 역할인 만큼 첫 타석부터 집중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라고 여유를 보였다.
배명고-건국대 출신의 김태근은 2019년 신인드래프트서 2차 5라운드 49순위로 두산에 입단한 5년차 대졸 외야수다. 그러나 이날은 그의 개인 통산 45번째 경기였다. 외야진의 백업 자원으로 분류되며 대주자, 대수비가 익숙한 그였다. 
두산 김태근 / OSEN DB
적은 기회 속에서 어떻게 3안타를 쳤을까. 김태근은 “타석에 오랜만에 들어서면 아무래도 속구에 대처하기가 어렵다. 경기 전 루틴으로 피칭머신 속도를 가장 빠르게 설정해 타이밍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한다”라고 비결을 설명했다. 피칭머신은 최고 구속 설정 시 150km 이상의 공이 날아온다. 
김태근의 목표는 선발, 백업에 관계없이 두산이 최대한 높은 곳에서 시즌을 마칠 수 있도록 힘을 보태는 것이다. 그는 “선발이든 백업이든 이 치열한 순위싸움에 함께할 수 있다는 자체로 매일이 감사하다. 아무래도 매 타석이 더 간절해지는 것 같다. 가을야구 높은 곳까지 오를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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