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의 관록투가 메이저리그에서 여전히 높은 평가를 받는 모습이다. 2023시즌 종료 후 한국 복귀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지만 토론토 블루제이스 단장이 직접 류현진을 마운드 보강의 대안으로 언급하며 메이저리그 잔류 가능성이 높아졌다.
캐나다 언론 ‘스포츠넷’은 8일(이하 한국시간) “토론토 블루제이스는 로스 앳킨스 단장 주도 아래 올해의 단점을 파헤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라며 토론토의 대대적인 전력 쇄신 소식을 전했다.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2위로 가을 초대장을 받은 토론토는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와일드카드 시리즈(3전 2선승제)에서 내리 2패를 당하며 허무하게 탈락했다.
와일드카드 시리즈 엔트리에서 탈락한 류현진은 가을야구 마운드에 서보지도 못하고 토론토와의 4년 동행을 마무리지었다. 류현진은 다가오는 스토브리그에서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는다.
4년 8000만 달러에 토론토 에이스가 된 류현진은 코로나19로 경기수가 축소된 2020시즌 12경기 5승 2패 평균자책점 2.69로 팀의 4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을 견인했다. 메이저리그 투수 최고 영예인 사이영상(아메리칸리그) 투표에서도 3위를 차지하며 계약 첫해를 성공적으로 보냈다.
류현진은 이듬해 162경기 풀타임 시즌서 막바지 극심한 슬럼프를 겪으며 토론토 팬들에게 실망을 안겼다. 이후 2022년에도 6경기 2승 평균자책점 5.67의 부진을 겪다가 6월 왼쪽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으며 조기에 시즌을 마쳤다.
류현진은 계약 마지막해를 맞아 11경기 3승 3패 평균자책점 3.46에 그쳤다. 작년 팔꿈치 수술 여파로 인해 올해 8월에서야 복귀가 이뤄졌고, 9월 중순까지 의지의 사나이로 불리며 순항하다가 24일 탬파베이 레이스전(4⅓이닝 5실점)과 10월 1일 탬파베이 레이스전(3이닝 2실점)에서 연달아 부진했다. 류현진이 와일드카드 시리즈 엔트리에서 탈락한 이유다.
시즌 종료 후 류현진을 향한 현지 언론의 저평가가 이어진 상황. 그러나 토론토 구단의 시선은 달랐다. 맷 채프먼, 브랜든 벨트, 케빈 키어마이어, 류현진 등이 FA 자격을 얻는 가운데 유일하게 류현진과 잔류 협상을 진행할 것 같은 뉘앙스를 풍겼다.
앳킨스 단장은 “우리는 채프먼, 벨트, 키어마이어를 그리워할 것이다. 향후 그들이 떠난 자리를 메우기 위해 안팎으로 기회를 노릴 것”이라고 밝혔지만 류현진과 관련해서는 “그는 우리의 대안이 될 수 있다”라는 평가를 내렸다.
토론토는 케빈 가우스먼, 크리스 배싯, 호세 베리오스까지 3선발은 탄탄한 전력을 뽐내지만 4, 5선발은 상수보다 변수에 가깝다. 일본인투수 기쿠치 유세이가 올해가 반짝 활약이 아니었음을 입증해야 하고, 한때 에이스를 맡았던 알렉 마노아는 올해 원인 모를 부진의 원인을 찾아야 한다.
토론토 입장에서는 류현진이 4, 5선발을 담당할 최적의 투수가 될 수 있다. 긴 이닝을 소화하지 못하지만 여전히 예리한 변화구와 관록투가 현지서 인정을 받고 있다. 5이닝 정도는 거뜬하며 그게 4, 5선발의 역할이기도 하다. 류현진을 대안으로 꼽은 이유가 어쩌면 이런 부분 때문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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