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적이 될 뻔했다가 구사일생한 고우석이 류중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감독을 향해 감사 인사를 전했다.
도쿄 올림픽과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팀에서 부진과 부상으로 아쉬움을 남겼던 고우석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항상 대표팀 유니폼을 입을 때마다 동기 부여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지난 대회에서 부상 때문에 못 던졌기 때문에 그렇기도 하고 이번에는 아프지 않고 최선을 다해 던지고 싶다”고 말했다.
또 “국제 대회에서 좋지 못한 성적을 거둔 건 사실이다. 그렇기에 늘 미안한 마음을 안고 있다. 대표팀 감독님께도 같은 마음이다. 좋지 못한 성적을 거둬 설욕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욕심이 되지 않도록 자제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고우석은 지난 2일(이하 한국시간) 중국 저장성 사오싱 야구장에서 열린 대만과의 B조 예선 2차전에서 1이닝 2피안타 1사구 2실점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0-2로 뒤진 8회 한국의 5번째 투수로 나선 고우석은 1사 후 우녠팅에게 2루타를 얻어맞았다. 곧이어 리하오위에게 몸에 맞는 공을 허용했다. 션하오웨이를 1루 땅볼로 유도하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 짓는 듯했지만 린즈하오에게 싹쓸이 적시타를 내줬다. 한국은 대만에 0-4로 덜미를 잡혔다.
고우석은 지난 7일 대만과의 결승전에서도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다. 2-0으로 앞선 9회 마운드에 오른 고우석은 선두 타자 린즈웨이 대신 타석에 들어선 양쩐위를 1루 뜬공으로 처리했으나 린리와 린안커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1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우녠팅을 2루수 병살타로 유도하며 경기 종료. 한국은 대만을 2-0으로 꺾고 4회 연속 우승을 일궈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눈물을 흘린 고우석은 “복잡한 생각이 많이 나서 눈물이 났다. 류중일 감독님께서 쉽지 않은 결정을 하셨다. 저를 믿어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또 “전임 대표팀 감독이셨던 김경문 전 감독님과 이강철 전 감독님께도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고우석은 “도쿄 올림픽과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선배들이 힘써줬던 게 생각난다. 오늘 경기가 보답이 되진 않겠지만 더 나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이번 대회에서는 다른 선수들이 정말 잘해줬고 저는 그저 숟가락만 얹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토록 바라던 금메달을 목에 건 고우석은 “매우 무거운 것 같다. 정말 무거운데 많은 의미가 있는 것 같다”면서 “이제 팀에 복귀한 뒤 잘 던지는 일만 남았다. 오늘 경기가 끝난 뒤 동료들이 다 메시지를 보냈더라. 정말 고맙고 좋은 모습으로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