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타자’ 강백호(24)가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통해 과거 국제대회에서 겪었던 아픔들을 모두 청산했다.
강백호는 지난 7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낸 뒤 자신의 SNS에 아시아의 1위가 된 감격의 소감을 전했다.
“안녕하세요 강백호입니다”라고 운을 뗀 강백호는 “정말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시고 격려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항상 태극마크를 달고 뛰는 것은 매 순간 행복하고 영광스러운 거 같습니다. 많은 팬분들한테 제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좋지 못한 결과만 보여드려서 너무 죄송스러웠습니다”라고 진심을 적었다.
강백호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의 중심타자를 맡아 전 경기(6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7푼3리(22타수 6안타) 1홈런 3타점 장타율 .409 출루율 .333로 활약했다.
시작은 미약했다. 아마추어 수준의 홍콩 마운드를 상대로 4타수 무안타 3삼진 수모를 겪은 뒤 대만과의 2차전에서도 4타수 무안타 1삼진으로 침묵했다. 국가대표 4번타자라는 중책을 맡았지만 방망이는 무뎠고, 선구안은 예리함을 잃었다.
대만전 종료 후 강백호를 향해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다. 과거 국제대회에서 좋지 못한 모습을 보였던 그였기에 비난의 강도 또한 거셌다.
강백호는 지난 2021년 도쿄올림픽 동메달결정전에서 6-10으로 뒤진 8회 껌을 질겅질겅 씹고 있는 모습이 중계화면에 포착되며 ‘코리안특급’ 박찬호 해설위원과 야구팬들의 질타를 받았다.
지난 3월 2023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는 8강 진출의 분수령으로 여겨졌던 호주와의 첫 경기에서 ‘세리머니사’로 국민적 공분을 샀다. 2루타 이후 인플레이 상황에서 3루 더그아웃을 바라보며 세리머니를 하다가 발이 잠시 2루 베이스에서 떨어졌고, 그 사이 2루수의 글러브 태그에 아웃을 당했다.
강백호는 태국과의 조별예선 3차전부터 마침내 감을 잡기 시작했다. 4번에서 6번으로 타순이 내려간 가운데 3타수 1안타 2타점 1득점으로 부활의 신호탄을 쏜 뒤 슈퍼라운드 일본전에서 안타 1개를 추가했고, 중국전에서 4타수 3안타(1홈런) 1타점 1볼넷 2득점 맹타를 휘두르며 한국의 결승 진출을 이끌었다. 강백호는 결승전에서도 안타 1개를 기록했다.
마음고생을 털어낸 강백호는 “항상 저를 응원해주는 팬들 덕분에 오늘이 저한테 꿈만 같은 하루였던 거 같습니다. 항상 많이 기다려주시고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너무 자랑스러운 우리 대표팀 선수들 고생많으셨습니다”라고 각종 논란에도 묵묵히 자신을 응원한 팬들을 향해 감사 인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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