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 때문에 하마터면 다 잡은 경기를 놓칠 뻔 했다. 한국야구대표팀이 일본 심판의 황당한 볼 판정에 진땀을 뺐지만 무너지지 않고 금메달을 따냈다. KBO리그 대표 마무리투수 고우석(25·LG)이 금메달을 지키는 세이브를 해냈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야구대표팀은 7일(이하 한국시간) 중국 저장성 사오싱 야구·소프트볼 스포츠센터 제1야구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결승전에서 대만을 2-0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 2010년 광저우, 2014년 인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이후 4회 연속으로 1998년 방콕, 2002년 부산 대회 포함 6번째 금메달이다. 만 25세 이하, 프로 4년차 이하 선수들로 세대 교체에 초점을 맞춰 구성한 대표팀이 금메달과 미래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금메달로 가는 과정은 마지막까지 험난했다. 조별리그 대만전에서 0-4로 패해 암운이 드리웠지만 이후 슈퍼라운드에서 2승을 거두며 결승 진출에 성공한 한국은 5일 만에 다시 만난 대만을 상대로 고전했다. 2회 2점을 냈지만 좀처럼 추가점을 나오지 않아 추격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한국 마운드에는 문동주가 있었다. 선발 문동주는 160km대 강속구를 뿌리며 6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7탈삼진 무실점으로 대만 타선을 압도했다. 1번타자 쩡종저에게 3안타를 맞았을 뿐 나머지 8명의 타자들은 무안타로 봉쇄당했다. 7회 최지민, 8회 박영현으로 이어진 불펜도 무실점 쾌투.
2-0 리드 상황이 9회 마무리 고우석에게 넘겨졌다. 그런데 이때부터 주심을 맡은 일본인 마사타카 미노 심판의 볼 판정이 이상해졌다. 고우석이 선두타자 양쩐위에게 던진 초구가 몸쪽에 들어온 것처럼 보였지만 볼 판정을 받았다. 이건 시작이었다. 양쩐위를 1루 뜬공 처리한 뒤 린리에게 우전 안타를 맞은 고우석은 린안커에게 1~3구 모두 스트라이크존에 형성되는 공을 던졌다.
전부 낮게 잘 들어간 공이었다. 특히 3구째 공은 한가운데를 통과했지만 주심의 손이 올라가지 않았다. 고우석은 황당한 표정을 지으며 마운드에 잠시 주저앉았고, 대만 덕아웃에서도 황당한 반응을 보였다. 오히려 4구째 벗어난 공이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는 등 주심 존이 오락가락했다.
결국 린안커에게도 우전 안타를 맞으면서 1사 1,2루로 동점 주자까지 누상에 나갔다. 자칫 무너질 수 있는 위기 상황이었지만 KBO리그 통산 139세이브의 고우석은 침착했다. 3구째 공으로 우녠팅을 2루 땅볼 유도했고, 김혜성이 빠르게 1루 주자를 태그한 뒤 송구까지 연결하면서 병살타로 경기를 끝냈다.
금메달이 확정되 순간 고우석은 동료들과 얼싸안으며 기뻐했다. 갑자기 이상해진 볼 판정으로 진땀을 뺐지만 무너지지 않았다. 마지막 변수마저 극복한 세이브로 아시안게임의 대미를 장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