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은 올해 커리어 최고 승수를 쌓은 임찬규(30)가 정규시즌 우승에 큰 비중을 차지했다고 보고 있다.
LG는 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시즌 마지막 대결에서 2-3 역전패를 당했다. 승리한 뒤 우승 세리머니로 이어지지 못했지만, 선수단과 팬들은 29년 만의 정규시즌 우승 기쁨을 함께 나눴다.
염경엽 감독은 팬들 앞에서 “이제 두 번째 목표가 남았다. 팬들 덕분이다. 감사하다”고 말했고, ‘주장’ 오지환은 “LG”를 선창 하고, 팬들은 “화이팅”을 크게 외쳤다.
이날 잠실구장은 2만3750석이 모두 매진됐다. 경기 개시 1시간 전부터 표는 다 팔렸다. LG 관계자는 “오후 5시27분 표가 매진됐다”고 했다. 5강 희망을 이어가는 KIA 팬들도 적지 않았지만, 경기 후 LG팬들은 목 터져라 ‘무적 LG’를 외치며 감격의 한국시리즈 직행 기분을 냈다.
LG는 지난 3일 부산 원정을 치르기 위해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 2023시즌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확정했다. 1994년 이후 무려 29년 만에 정규시즌 우승이다. 1990년, 1994년에 이어 LG 구단의 역대 3번째 정규시즌 우승이기도 하다.
염 감독은 감격스러운 LG의 정규시즌 우승에 ‘토종 에이스’ 노릇을 한 임찬규의 공헌도롤 크게 뒀다. 타선의 중심 김현수와 출루왕 홍창기, 외야 센터라인 중심 박해민, 성공적 FA 영입이 된 이적생 박동원, LG 역사에 손꼽힐 만한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 외국인 투수 2명 애덤 플럿코와 케이스 켈리 등 모두가 우승의 주역이지만, 임찬규에게 염 감독은 우승 지분 10%를 줬다.
염 감독은 KIA와 시즌 마지막 경기를 치르기 전 “찬규는 생각을 바꾼 게 가장 크다. 올해 정규시즌 끝까지 나간다. FA인데 명분을 만들어놓고 쉬어야 한다. 규정이닝을 채워야 한다”고 웃으면서 “이정용과 임찬규는 다음 주 한 번 더 던진다. 올해 무너질 수 있을 때 버티게 해줬다. 위기 때 찬규가 팀 승리를 이끌어줬다. 정규시즌 우승에 찬규 지분 10% 정도 줘도 될 듯하다”고 선수단을 이끄는 수장으로서 고마워했다.
지난 2011년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LG 유니폼을 입은 임찬규는 그해 9승 6패 7세이브, 평균자책점 4.46으로 인상을 남겼다. 이후 1군에 자리를 잡기까지는 시간이 걸렸다.
그러다 2018년 11승으로 데뷔 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승수를 쌓았다. 이듬해 3승 5패에 그쳤지만 2020년 10승 9패, 평균자책점 4.08 시즌을 보냈다. 2021년에는 1승(8패)에 그쳤다.
지난해 23경기에서 6승 11패 평균자책점 5.04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남겼다. FA 자격을 얻었지만 이적 시장에 나가지 않고, FA 권리를 행사하지 않았다. FA 재수를 택했다.
올해에는 위상이 완전히 달라졌다. 염 감독은 한국시리즈 선발투수 3명은 정했다. 임찬규는 2선발 자리를 두고 염 감독이 고민 중이다. ‘엘린이’이었던 그에게 올해는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지난 5일 사직 롯데전에서는 선발 등판해 101개의 공을 던지며 6⅓이닝 1실점 호투로 시즌 13승(3패)째를 올렸다. 염 감독은 “내년까지 연속성이 있을 것이다”고 기대했다. 1년 전과 완전히 달라졌다. 염 감독이 LG의 정규시즌 우승 지분 10%를 줘도 될 것 같다고 말한 것도 충분히 이해가 되는 활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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