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일의 공백이 너무 아깝다.
KIA 타이거즈 2년차 내야수 김도영(20)이 확실한 주전으로 자리를 잡았다. 3할에 가까운 타격과 클러치 능력에 도루와 장타 능력까지 잠재력을 발산하고 있다. 국가대표급에 팀을 가을야구로 이끌 수 있는 재능을 보였다. 그래서 부상으로 빠진 81일이 KIA나 김도영에게는 너무 아쉽다.
김도영은 4월1~2일 SSG 랜더스와 개막 2연전에서 심상치 않는 타격을 펼쳤다. 첫 경기는 SSG 에이스 김광현을 상대로 1회 첫 타석에서 깨끗한 우전안타를 터트리며 상쾌한 시즌 출발을 알렸다. 도루도 성공했다. 두 번째 경기에서는 3타수 3안타 맹타를 휘두르며 9-5승리를 이끌었다.
2022시즌 천재타자로 기대를 모았으나 상대의 집중견제를 넘지 못하고 2할대 초반으로 부진했고 주전에서 밀려났다. 그러나 자신의 타격폼을 완성하면서 후반기는 2할8푼2리의 타율로 적응도를 높였다. 1년차에 하지 못했던 충실한 캠프를 소화하며 주전도약을 알렸고 개막 2경기에서 보여주었다.
탁월한 도루능력에 3수 수비력도 안정감이었다. 활약도가 몰라보게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안겨주었다. 그러나 두 번째 경기에서 3루를 돌면서 왼발 골절상 날벼락이었다. 그로부터 재활을 하느라 81일동안 전선에서 이탈했다. 그의 빈자리는 류지혁과 변우혁 등이 메웠지만 빈자리는 아쉬웠다.
6월23일 복귀한 김도영은 6일까지 주전으로 뛰었다. 349타석에 들어서 타율 2할9푼7리 7홈런 45타점 24도루 66득점 OPS(장타율+출루율) 0.816을 기록했다. 득점권 타율도 3할(.307)을 넘는 등 장타와 클러치 능력도 보여주고 있다. 삼진은 58개를 당했다. 타석당 삼진율도 0.23에서 0.17로 줄었다.
만일 81일의 공백이 없었다면 어떤 성적을 거두었을까? 훨씬 풍성한 개인 기록을 생산했을 가능성이 높았다. 150안타 이상에 장타가 늘어났을 것이고 찬스에서 터지는 득점타도 훨신 많았을 것이다. 도루는 40개에 근접했을 수도 있다. '리틀 이종범'이라는 별명에 걸맞는 모습이다.
KIA는 김도영을 앞세워 가을티켓에 수중을 넣었을 수도 있다. 더군다나 지금의 성적으로도 국가대표 발탁이 거론됐으니 항저우 아시안게임 태극마크도 달았을 것이다. 결국 81일의 공백으로 개인 성적에서 손해를 봤고 팀도 막판 줄부상 악재가 터져 5강행이 쉽지 않아졌다. 아직은 2년 차 20살이다. 올해의 활약을 발판삼아 내년에는 더 큰 꿈을 꿀 수 있다. 단, 부상은 절대 금지어이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