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감독은 지난 2일 대만과의 B조 예선 첫 대결에서 0-4로 패한 뒤 “오늘 졌지만 다음에 기회가 있으니 그때 꼭 설욕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국 선발로 나선 문동주는 4이닝 3피안타 1볼넷 3탈삼진 2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윤동희는 이틀 연속 멀티히트를 달성하는 등 제 역할을 다했지만 4번 강백호는 2경기 8타수 무안타로 침묵을 지켰다.
류중일 감독은 경기 후 “졌으니 할 말 없다. 상대 투수를 공략하는데 실패했다”면서 “우리가 (대만 투수들에 대해) 연구를 많이 했지만 영상으로 볼 때와 실제 모습이 많이 다르더라. 공이 빠르고 변화구와 컨트롤 모두 좋았다. 득점 찬스가 있었지만 상대 투수가 강하다 보니 잘 치지 못했다”고 했다.
한국은 대만에 패했지만 홍콩과 태국을 잡고 B조 예선 2위(2승 1패)로 슈퍼 라운드에 진출했다. 5일 일본(2-0)과 6일 중국(8-1)을 차례로 꺾고 7일 결승 무대에서 대만과 다시 맞붙는다.
한국은 ‘금메달 획득’이라는 단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항저우에 입성했다. 4회 연속 우승의 꿈을 이루기 위해 선취점이 중요하다. 우승을 향한 마지막 관문을 앞두고 방망이가 뜨겁게 달아올랐다는 건 고무적이다.
특히 강백호의 타격감 회복세는 그야말로 천군만마를 얻은 격이다. 각종 국제 무대에서 매서운 타격감을 과시하며 ‘국제용 타자’라는 평가를 받았으나 이번 대회에서는 좀처럼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중국전에서 항저우 입성 후 처음으로 손맛을 보는 등 3안타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류중일 감독은 중국전 승리 후 “무엇보다 강백호가 살아난 게 고무적”이라고 해결사의 복귀를 반겼다.
중국 격파에 앞장선 강백호는 “오늘 중요한 경기였고 내일도 중요한 경기인데 컨디션이 좋아진 것 같아 만족스러운 홈런이었다. 제 첫 홈런보다 우리나라가 이기는데 도움이 됐다는 점에서 기쁘다”고 했다.
선취점의 중요성을 강조한 강백호는 “먼저 점수를 얻으면 우리 투수들이 충분히 막아줄 수 있기 때문에 첫 타석부터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을 상대로 6이닝 무실점 완벽투를 뽐낸 원태인은 “선수들 모두 대만과의 첫 대결에서 져서 반드시 설욕하자는 마음이 크다. 그날 지고 나서 모바일 메신저 단체 대화방에서 ‘결승에 진출해 꼭 복수하자’고 입을 모았다. 반드시 금메달을 따고 싶다”고 강조했다.
원태인은 이어 “타자들이 오늘처럼 선취 득점에 성공한다면 마운드가 워낙 탄탄하니 편하게 끌어갈 수 있을 것 같다. 지난 경기에는 선취점을 내주는 바람에 분위기를 빼앗겼는데 먼저 점수를 낸다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
대만과의 첫 대결에 선발로 나섰던 좌완 린위민의 결승전 등판을 예상한 류중일 감독은 “한 번 당했는데 잘 준비해 공략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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