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결승전은 한국과 대만의 재대결이다.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한국을 울렸던 대만의 좌완 투수 린위민(20)이 결승전도 선발 출격한다. 한국으로선 한 번 질 순 있어도 두 번 연속 질 순 없다. 4연속 금메달과 함께 한국야구의 자존심이 걸린 승부다.
‘ET투데이’를 비롯해 대만 언론들은 7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7시 중국 저장성 사오싱 야구·소프트볼 스포츠센터 제1야구장에서 열리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한국과의 결승전 선발투수로 좌완 린위민이 나설 것이라고 6일 보도했다.
우쓰시엔 대만 감독은 “린위민은 구원으로 던진 적이 없기 때문에 선발로 먼저 나가야 한다. 몸이 불편하지 않다면 린위민이다”며 사실상 선발 예고를 했다.
린위민은 지난 2일 열린 조별리그 한국전에서 6이닝 4피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대만의 4-0 승리를 이끌었다. 당시 투구수 98개로 4일을 쉬고 마운드에 오른다.
당시 린위민은 150km에 육박하는 직구에 날카로운 슬라이더로 한국 타선을 잠재웠다. 김혜성, 강백호, 문보경, 박성한, 김성윤 등 대표팀 주축 좌타자들이 린위민의 바깥쪽 슬라이더에 꼼짝없이 당하며 무안타로 봉쇄당했다. 좌타자 최지훈이 2안타를 터뜨렸고, 우타자 윤동희가 2루타 포함 2안타로 린위민을 공략했지만 나머지 타자들이 침묵했다. 우타자 상대로 구사한 체인지업도 효과적이었다.
미국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산하 더블A 소속인 린위민은 MLB 파이프라인 애리조나 유망주 랭킹 전체 4위에 오를 만큼 팀에서 애지중지 키우는 자원이다. 올해 하이 싱글A에서 시즌을 시작해 더블A에서 마쳤는데 24경기(121⅓이닝) 6승5패 평균자책점 3.86 탈삼진 140개로 성장세를 보였다.
177cm로 작은 키에 압도적인 구위는 아니지만 안정된 제구에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종을 구사해 감각이 좋은 투수로 평가된다. 예상대로 한국전에서 그 위력을 보여줬고, 한국으로선 5일 만에 다시 만나는 린위민과 재대결이 부담스럽긴 하다.
하지만 야구는 적응의 스포츠이고, 처음보다 다시 만날 때 투수보다 타자가 유리한 면이 있다. 공이 어느 정도 눈에 익으면 타자들의 대처 능력이 향상된다. 첫 경기와는 다른 타순으로 변화를 꾀할 수 있다. 린위민에게 2안타를 뽑아내는 등 대회 내내 감이 좋은 윤동희가 키플레이어가 될 수 있다.
대회 초반 현지 적응 영향인지 타격감을 찾는 데 애를 먹은 한국 타선은 조금씩 오름세에 있다. 직전 경기였던 6일 중국전도 8득점을 냈다. 강백호의 홈런이 무엇보다 반갑다. 13타수 7안타로 5할대 고타율(.538)을 기록 중인 4번타자 노시환도 첫 홈런이 나올 때가 됐다.
류중일 대표팀 감독은 6일 중국전 승리로 결승 진출을 확정한 뒤 “내일 대만 선발은 예선에 나왔던 좌완(린위민)으로 생각하고 있다. 한 번 당했는데 잘 준비해서 공략하도록 하겠다. 결승 진출까지 어렵게 왔다. 두 번 당하지 않도록 준비 잘해서 꼭 금메달을 따겠다”며 강한 의지를 불태웠다.
한편 한국 선발투수는 2일 대만전 선발로 나섰던 문동주가 유력하다. 당시 문동주는 패전투수가 됐지만 4이닝 3피안타 1볼넷 3탈삼진 2실점으로 투구 내용은 괜찮았다. 투구수 70개로 4일 휴식 부담도 크지 않다. 등에 담 증세를 보여 회복에 집중한 곽빈도 첫 등판을 준비하고 있어 투수력도 대만에 밀릴 게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