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가 되는 류현진(36)에게 한국 복귀는 아직 이르다.
토론토 블루제이스가 지난 5일(이하 한국시간)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 미네소타 트윈스에 2연패하며 류현진의 시즌도 끝났다. 다음 시리즈를 준비하던 류현진의 가을야구는 공 하나 못 던지고 끝났지만 FA 가치 평가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토론토와 4년 8000만 달러 계약이 만료됐다.
한국 복귀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캐나다 ‘스포츠넷’에 따르면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팀과 계약하고 싶다”며 미국 잔류 의사를 보였다. 친정팀 KBO리그 한화 이글스도 지난 8월 손혁 단장이 미국에서 진행된 KBO 단장 워크숍을 마친 뒤 토론토로 날아가 류현진의 복귀전을 지켜보며 물밑 접촉을 하기도 했다.
한화도 꾸준히 류현진의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복귀 가능성을 체크했지만 현재로선 메이저리그 잔류가 우선 순위다. 토미 존 수술 이후 14개월 만에 메이저리그 마운드로 복귀한 류현진은 올 시즌 11경기(52이닝) 3승3패 평균자책점 3.46으로 경쟁력을 보였다.
부상 관리 차원에서 90구 미만으로 관리받아 긴 이닝을 던지진 못했지만 투구 내용은 안정적이었다. 토미 존 수술은 일반적으로 복귀 2년차 때 정상 궤도에 오른다. 30대 중반 나이로 인해 장기 계약은 어려워도 1~2년 단기 계약은 충분히 따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13년 데뷔 후 메이저리그 10시즌 통산 186경기(185선발·1055⅓이닝) 78승48패 평균자책점 3.27 탈삼진 934개를 기록한 류현진은 검증된 선발 자원이다. 후반기 성공적인 복귀로 시장 가치도 높아졌다. FA 랭킹에서도 류현진의 이름이 빠지지 않고 있다.
미국 스포츠매체 ‘야드버커’도 지난 6일 시즌 후 메이저리그 FA 선수 상위 25명의 랭킹을 매겼는데 류현진이 17위로 꼽혔다. 선발투수 중 12위로 대어는 아니지만 준척급으로 수요 있는 FA로 분류된다.
매체는 ‘2023년 후반기 토미 존 수술에서 성공적으로 복귀한 류현진은 그 기세로 FA 시장에 나온다. 이 베테랑 좌완 투수는 야구계에서 가장 부드러운 투수 중 한 명으로 꼽히며 복귀 후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88마일(141.6km)에 불과하지만 평균자책점에 반영되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FIP(수비 무관 평균자책점)가 높고, 탈삼진 비율이 낮은 점은 구매자가 주의해야 할 부분이지만 류현진의 폭넓은 구종 레퍼토리와 엘리트 컨트롤은 그의 플로어를 높여준다’고 덧붙였다. 바닥을 의미하는 ‘플로어(floor)’는 최대치는 낮아도 저점이 높은 안정적인 유형이라는 표현이다.
류현진보다 높은 순위의 FA 선발투수는 1위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 2위 블레이크 스넬(샌디에이고 파드리스), 3위 소니 그레이(미네소타 트윈스), 4위 애런 놀라(필라델피아 필리스), 6위 야마모토 요시노부(오릭스 버팔로스), 8위 조던 몽고메리(텍사스 레인저스), 9위 마커스 스트로먼(시카고 컵스), 10위 에두아르도 로드리게스(디트로이트 타이거스), 13위 세스 루고(샌디에이고), 14위 클레이튼 커쇼(LA 다저스), 16위 루카스 지올리토(클리블랜드 가디언스)가 있다. 이들의 거취가 어느 정도 결정된 뒤 류현진에게 오퍼가 올 것으로 전망된다.
류현진보다 낮은 순위의 FA 선발투수는 18위 마이클 와카(샌디에이고), 22위 마에다 겐타(미네소타), 24위 타일러 마흘(미네소타), 25위 제임스 팩스턴(보스턴 레드삭스)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