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백호는 2020 도쿄올림픽 동메달 결정전 도미니카공화국과의 경기에서 6-10으로 뒤진 8회초 2사 1루 상황에서 덕아웃에서 껌을 질겅질겅 씹으며 멍하게 있는 모습이 중계 화면에 잡혔다.
이를 본 박찬호 KBS 해설위원은 "강백호의 모습이 잠깐 보였는데요 안 됩니다. 비록 질지언정 우리가 보여줘서 안 되는 모습을 보여주면 안 됩니다. 계속해서 미친 듯이 파이팅을 해야 합니다. 끝까지 가야 합니다"라고 외쳤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의 영광 재현을 목표로 삼았던 대표팀은 빈손으로 돌아왔다. 껌 논란을 일으킨 강백호에게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다. 이후 강백호는 껌 논란에 대해 고개를 숙였다.
그는 "당시 내가 보여드리는 안 되는 모습을 보여드린 건 맞다. 충분히 질타를 받을만한 행동이었다. 조금 더 신중하게 행동했어야 했는데 안일하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내 나름대로 허탈하고 아쉬워서 그런 멍 때리는 장면이 나왔다. 당연히 경기 내내 그러진 않았다. 그러나 뭐라 변명할 여지없이 죄송스럽다"고 사과했다.
강백호는 또 "팬들의 질타를 다 받아들이고 앞으로는 성실하게 행동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드려야 할 것 같다. 앞으로 야구로 보답드리기보다 사람으로서 팬들에게 인정받는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승선한 강백호는 조별리그에서 11타수 1안타 1득점 2타점으로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다. 지난 1일 홍콩전에서 4타수 무안타 1볼넷으로 고개를 떨궜다.
2일 대만전에서도 4번 중책을 맡았지만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3일 태국전에서 4번에서 6번으로 타순을 조정한 강백호는 4회 무사 2,3루서 우전 안타로 주자 모두 불러들였다. 한국은 태국을 17-0 5회 콜드게임 승리로 장식했다.
강백호는 6일 결승 진출을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중국을 상대로 해결사 본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2회 첫 타석에서 깨끗한 우전 안타로 기분 좋게 출발한 그는 3회 2사 후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다. 강백호가 긴 침묵을 깨고 마수걸이 홈런을 날리자 박찬호 해설위원은 “강백호가 돌아왔다”고 활짝 웃었다.
한국은 투타 조화 속에 중국을 8-1로 누르고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오는 7일 대만과 우승을 놓고 격돌한다. 박찬호 위원은 “초반부터 대량득점한 경기가 워낙 별로 없었기 때문에, 오늘 해설은 정말 오랜만에 편안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한편 강백호는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오늘 중요한 경기였고 내일도 중요한 경기인데 컨디션이 좋아진 것 같아 만족스러운 홈런이었다. 제 첫 홈런보다 우리나라가 이기는데 도움이 됐다는 점에서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앞선 경기에서도 좋은 타구가 나왔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다. 오늘은 좀 괜찮아진 것 같아 내일 경기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대만과 다시 만나게 된 소감에 대해 “대만 투수들이 좋지만 우리 선수들도 경기 감각이 많이 올라와서 충분히 공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선취점의 중요성을 강조한 강백호는 “먼저 점수를 얻으면 우리 투수들이 충분히 막아줄 수 있기 때문에 첫 타석부터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