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피의 에이스’ 원태인(삼성)의 완벽투가 빛났다.
원태인은 6일(이하 한국시간) 중국 저장성 사오싱 야구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슈퍼 라운드 2차전에서 중국을 상대로 최고 152km의 빠른 공을 앞세워 6이닝 무실점 완벽투를 뽐냈다. 단 한 개의 사사구도 허용하지 않았고 6개의 삼진을 빼앗았다. 에이스의 위용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준 셈.
타자들은 장단 16안타를 때려내며 원태인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한국은 중국을 8-1로 꺾고 7일 대만과 금메달을 놓고 격돌한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원태인은 “(3월 13일) WBC 1라운드 중국전(1이닝 3피안타 1볼넷 3탈삼진 2실점)에서 좋은 결과를 남기지 못해 복수하고 싶었다. 무조건 이겨야 하는 경기였고 부담감보다 책임감을 가지고 마운드에 올랐다”고 말했다.
그동안 ‘야구 변방’이었던 중국은 지난 3일 일본을 1-0으로 꺾는 파란을 일으키며 3전 전승으로 A조 1위로 슈퍼 라운드에 진출했다. 그야말로 이변이었다. 원태인은 “일본을 이겼다는 건 쉽게 볼 상대가 아니라는 의미다. 공격력이 좋은 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어서 방심하지 않으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고 경기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지난 1일 홍콩과의 첫 대결에서 4이닝 무실점 8탈삼진 완벽투를 뽐냈던 그는 “첫 경기부터 좋은 컨디션을 유지해왔고 전력 분석 파트에 따르면 오늘 경기 초반에는 힘으로 가도 될 것 같아 빠른 공 위주로 던졌다”면서 “국제 대회에서는 완급 조절보다 힘을 앞세우는 투구를 하는 편인데 코치님께서 좋은 타이밍에 잘 끊어주셨다”고 말했다.
이날 원태인의 최고 구속은 152km까지 나왔다. 이에 “아드레날린이 솟아오르고 지면 안 된다는 생각이 강해 온 힘을 다 쏟아부었는데 스피드가 잘 나온 것 같다”면서 “스피드보다 볼넷을 내주지 않는 게 목표였는데 무사사구 경기를 펼친 게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또 “오늘 경기에 들어가면서 최대한 긴 이닝을 소화하며 필승조를 좀 쉬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렇게 된 거 같아 기분 좋다. 내일은 벤치에서 열심히 응원하며 반드시 금메달을 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오로지 금메달 획득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세운 원태인은 “선수들 모두 대만과의 첫 대결에서 져서 반드시 설욕하자는 마음이 크다. 그날 지고 나서 모바일 메신저 단체 대화방에서 ‘결승에 진출해 꼭 복수하자’고 입을 모았다. 반드시 금메달을 따고 싶다”고 강조했다.
원태인은 이어 “타자들이 오늘처럼 선취 득점에 성공한다면 마운드가 워낙 탄탄하니 편하게 끌어갈 수 있을 것 같다. 지난 경기에는 선취점을 내주는 바람에 분위기를 빼앗겼는데 먼저 점수를 낸다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what@osen.co.kr